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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인천 '30분 생활권'… GTX, 경제지도 다시 그린다

파주~서울역, 수서~동탄
GTX-A 효과에 20분대로
B·C도 2030년 개통 목표
D·E·F등 '거미줄 구상'

  • 배한철/지홍구/이상헌/이대현
  • 기사입력:2025.05.18 16:15:48
  • 최종수정:2025.05.18 16: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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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교통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급속히 확장되는 도시 외연 속에서 교통망은 단순한 연결을 넘어 속도와 접근성의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축이 바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다. 시속 100㎞ 이상으로 서울과 수도권 주요 거점을 직결하며 '30분 통근권'이라는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미 A노선은 일부 구간이 개통돼 시민들이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하고 있고, B·C노선 역시 순차적으로 착공 단계에 들어가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도권 시대의 개막을 알린 A노선은 경기 파주 운정에서 서울을 관통해 화성 동탄까지를 잇는 급행 노선이다. 지난해 3월 수서~동탄 구간에 이어 12월 운정~서울역 구간이 우선 개통되면서 수도권 남북축을 실질적으로 연결했다. A노선 일부 개통 이후 도시 간 이동 시간은 기존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운정~서울역은 기존 지하철로 46분, 광역버스로는 66분이 걸렸으나 GTX를 통해 22분으로 단축됐다. 수서~동탄은 기존 75분에서 21분으로 좁혀졌다.

실제로 경기 외곽권 교통 편의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누적 이용객 수는 77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운정~서울역 구간은 개통 3개월 만에 360만명이 넘게 이용했다. 출퇴근 시간대 수요가 집중된 운정~서울역 구간은 평일 기준 하루 평균 4만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수서~동탄 구간 역시 1년 사이 일평균 이용객이 약 2배 이상 늘었다. 한 파주 시민은 "지금은 서울 출퇴근이 20분이면 충분해 생활 리듬 자체가 달라졌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주변 부동산과 상권, 산업지구 흐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GTX 개통 이후 운정역 인근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실거래가가 꿈틀대고, 동탄역 일대도 상업시설과 오피스텔 분양이 활기를 띠는 분위기다. 부동산 업계에선 GTX가 교통 편의 향상을 넘어 지역 경제 전반에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미개통 역사인 창릉역까지 지난 3월 말 착공되면서 향후 창릉신도시 일대 교통 편의 향상이 기대된다. 내년 상반기에는 운정중앙~동탄역까지 삼성역 무정차 통과, 2027년 하반기에는 2호선 삼성역을 통한 임시 환승이 가능하고 2028년 하반기에 완전 개통될 예정이다. 향후 평택 연장까지 추진돼 수도권 생활·주거·산업 전반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B노선도 실착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 송도에서 서울을 거쳐 경기 남양주 마석까지 수도권 동서를 가로지르는 B노선은 2030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다만 착공 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늦어져 실제 개통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완공 시 인천과 경기 북부권의 이동 시간이 30분대로 단축되고, 여의도·서울역·청량리 등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도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김포~서울 기존 노선의 출퇴근 수요 분산은 물론 수도권 서부의 공항 접근성 향상도 기대된다. 송도국제도시의 주거·산업 기능도 강화될 전망이다.

경기 양주 덕정에서 수원까지 수도권 남북을 잇는 C노선도 수도권 교통 혁명을 이끌 한 축으로 평가된다. 양주·의정부 등 북부 지역은 물론 수원 등 남부 지역 주민들 역시 서울 도심까지 30분대 출퇴근이 가능해지는 등 실질적인 교통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경기 동두천과 충남 아산까지의 연장 계획도 마련돼 있어 실제 파급 효과는 훨씬 더 클 전망이다.

더불어 D·E·F노선도 윤곽이 드러난 상태로 수도권 광역교통망의 입체적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 3개 노선은 올해 말 수립될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이 추진되고 있다.

먼저 D노선은 김포 장기에서 시작해 인천공항·청라·계양·부천을 거쳐 서울 삼성, 경기 남양주, 강원 원주까지 이어지는 '더블 Y자' 구조로 계획됐다. 부천에서 인천공항·계양 방면으로, 삼성역에서는 이천·남양주 방면으로 갈라지는 분기형 노선이다. 광역교통망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김포·검단 지역의 숙원을 해소할 노선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인천공항과 서울 강남을 직결하는 새로운 간선축으로도 의미가 크다.

E노선은 인천에서 출발해 서울을 지나 구리·남양주로 이어지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는 기초 구상 단계지만, 경기 북동부의 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할 전략 노선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F노선은 경기 고양·부천·시흥·안산·화성·수원·용인·성남·하남·남양주·의정부 등 외곽 순환형으로 구상 중이다. 수도권 외곽 도시들을 직접 연결해 도심 집중형 교통망을 분산하고, 도시 간 직결 교통수단의 공백을 메우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수도권 전체의 균형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노선으로도 평가된다.

[특별취재팀 = 배한철 수도권본부장 / 지홍구 기자 / 이상헌 기자 / 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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