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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처럼 배당 받는다"… 월배당 ETF에 자금 몰린다

출시와 동시에 짧은 기간내
수백억원 자금 유치
연금 생활 중장년층은 물론
2030 젊은층도 관심 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한국판 슈드'중 가장 인기

  • 홍성용
  • 기사입력:2025.05.18 16:07:23
  • 최종수정:2025.05.18 1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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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제2의 월급 통장'으로 불리는 월 배당 상품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매달 정기적인 현금 흐름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춰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월 배당 ETF를 출시하면서 시장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월 배당 ETF는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나오는 배당금과 이자 등을 모아 월별로 나눠주는 상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의 글로벌 관세전쟁 우려 등에 따라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매달 안정적으로 배당을 받을 수 있는 ETF에 관심이 커지는 것이다. 주로 연금으로 생활하는 중장년 투자자에게 인기가 있던 배당 상품은 최근엔 2030 젊은 투자자에게도 인기가 늘고 있다. 투자 불안 심리가 커질 때 매달 들어오는 분배금이 심리적 완충작용을 한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월 배당 ETF들은 출시와 동시에 짧은 기간 내에 수백억 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시장의 관심을 입증했다. 특히 지난해 각축전이 벌어졌던 미국의 인기 ETF 하나인 슈왑 US 디비던드 에쿼티(SCHD)의 한국판인 미국배당다우존스 ETF가 대표적이다.

SCHD는 '다우존스 US 디비던드 100'을 추종하는 패시브 ETF로 2011년 10월 상장했다. 10년 연속 배당금을 지급하고 유동시가총액 5억달러 이상, 3개월 일평균 거래대금 200만달러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한 종목을 편입하는 등의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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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신탁운용이 2021년 10월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를 처음 선보였고, 이듬해에는 신한자산운용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SOL 미국배당다우존스(H)'가 연달아 출시됐다. 2023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2024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배당다우존스' 등도 나왔다. 최근 1년 기준 배당수익률은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4.05%,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4.07%,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4.07% 수준이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상품은 '한국판 슈드' 상품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지난해 연간 개인 누적 순매수액은 1조1300억원으로, 국내 상장된 동종 펀드 중 개인 순매수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미래운용 관계자는 "이 상품은 월 분배와 안정적인 성과로 장기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은 상품인 만큼 실부담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슈드에 액티브 전략을 결합한 상품도 나왔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최근 'TIMEFOLIO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 ETF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기존 국내 상장 슈드 기반 ETF와 달리 액티브 전략으로 운용된다.

배당 시즌에는 고배당주, 우선주 등 고배당 포트폴리오 비중을 확대해 안정적인 배당 재원을 확보하고, 상승장에서는 액티브 포트폴리오 비중을 높여 초과 성과를 추구한다. 하락장에서는 고배당주와 비교지수 포트폴리오 비중을 확대해 방어 효과를 높이는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월 0.5%, 연 6%의 분배수익률이 목표다.

한투운용도 이달 'ACE 미국배당퀄리티' ETF 시리즈 3종을 신규 상장했다. 이 시리즈는 ACE 미국배당퀄리티 상품을 포함해 'ACE 미국배당퀄리티채권혼합50' 'ACE 미국배당퀄리티+커버드콜액티브' 등 상품이다. 남용수 한투운용 ETF운용본부장은 "국내 월 배당 투자자들은 외국납부세액 개편 이후 절세계좌 내 미국 고배당 ETF의 복리효과가 줄어 아쉬워하고 있다"며 "장기 투자에 따른 높은 총수익률과 월 분배금 수령에 따른 현금 흐름 창출 등을 추구하는 투자자 수요에 맞는 새로운 상품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ACE 미국배당퀄리티 시리즈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월 배당 ETF의 확산이 국내 투자 문화의 변화를 반영한다고 분석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연 1~2회의 배당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매달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운용사들도 이러한 수요에 맞춰 다양한 월 배당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월 배당 ETF에 투자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배당 주기가 짧다고 해서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며, 배당 지급을 위해 자본을 줄이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기초자산 구성, 운용 방식, 세금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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