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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날 감동 사연들] 남편이 준 신장 … 생애 첫 가족여행

서울성모서 수술 이보영 씨
말기신부전·암 모두 이겨내

  • 심희진
  • 기사입력:2025.05.21 17:56:25
  • 최종수정:2025.05.21 17: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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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과 만성콩팥병을 이겨낸 이보영 씨(왼쪽) 부부 사진. 가운데는 큰딸 김혜진 씨(2020년 미스코리아 진). 서울성모병원.
위암과 만성콩팥병을 이겨낸 이보영 씨(왼쪽) 부부 사진. 가운데는 큰딸 김혜진 씨(2020년 미스코리아 진). 서울성모병원.
"부부라 해도 신장 기증이 당연한 일은 아닌데, 남편은 본인이 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좋아했어요."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둘이 결혼해 하나가 되는 날, 서울성모병원에는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이 병원에서 남편이 기증한 신장을 이식받고 건강을 되찾은 이보영 씨(50대)가 생애 첫 가족여행을 준비한다는 근황이었다.

20년 전 이씨는 피곤하고 머리가 아파 동네 병원을 찾았다가 그곳에서 만성콩팥병 진단을 받았다.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했지만 말기신부전으로 진행됐고, 2019년 혈액 투석을 시작했다. 남편은 자신의 신장 하나를 아내에게 주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더 큰 불행이 찾아왔다. 2021년 신장 이식을 앞두고 진행한 건강검진에서 위암이 발견된 것이다. 이씨는 그해 8월 위암 수술을 먼저 받았다. 주치의였던 정병하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그래도 위암을 조기에 발견해 다행이니 잘 치료받고 기다려보자"고 응원했다.

그는 지난해 1월 생체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매일 근력 운동과 걷기 운동을 2시간씩 할 정도로 회복됐다. 이씨는 "정 교수님, 집도를 맡은 윤상섭 서울성모병원 외과 교수님, 장기이식센터 간호사 선생님 등 모든 의료진에게 이 기회를 통해 감사를 전하고 싶다"며 "수술 전 간절했던 마음을 잊지 않고 늘 기도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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