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대학 유휴용지, 하버드처럼 실버타운 활용을"

대륙아주, 로펌 첫 시니어팀
상속·신탁 위주 자문에서
시니어 주거시장 공략나서

  • 차창희
  • 기사입력:2025.05.21 17:50:35
  • 최종수정:2025.05.21 17:50:35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사진설명


"대학의 남는 땅을 시니어타운으로 활용하면 만성적인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국내 로펌 중 최초로 시니어 산업 자문 업무를 담당하는 시니어ASL팀을 창설한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배우성 고문(사진)은 21일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시장의 인식을 확 바꾸는 공급 혁신 전략을 제시했다. 대학의 유휴용지를 시니어 거주 공간으로 꾸미고, 입주한 시니어들은 대학의 교육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대학 기반 은퇴자 공동체(UBRC·University Based Retirement Community)'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배 고문은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등 세계적 대학들도 고령사회에 대비해 맞춤형 UBRC를 운영하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과 연계가 가능해 지역사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법조계가 초고령사회에 돌입한 한국의 미래 먹거리로 평가되는 시니어 하우징 자문시장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 그동안 상속·신탁·자산관리에 치우쳤던 시니어 대상 서비스가 주거로까지 확장되며 공급부족 문제 해결에 로펌이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는 모습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륙아주 외에도 하반기에 몇몇 로펌들이 시니어 하우징 관련 전담팀 구성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선도자 역할을 하고 있는 대륙아주는 현재 전국 대학 10여 곳과 UBRC 조성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대륙아주가 UBRC 모델에 주목하는 이유는 한국의 시니어타운 공급절벽의 원인이 부족한 땅과 높은 땅값에 있다는 인식이다. 대학은 각 지역 주요 입지에 있고, 기본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추고 있어 시니어 삶의 편의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학에도 재정 자립도를 높일 기회가 된다.

실제 미국, 유럽에선 지역 활성화와 세대 교류의 성공 사례로 UBRC가 거론된다. 하버드대는 캠퍼스에 시니어타운 '뉴 브리지 온 더 찰스'를 운영 중이다. 입주한 시니어는 대학병원과 연계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고, 젊은 학생들과 소통할 기회도 얻는다.

현재 국내에서 구체적인 UBRC 사업 계획이 마련된 곳은 부산 동명대다. 동명대는 캠퍼스 내 남는 땅에 600가구 규모로 UBRC 조성을 추진 중이다. 광주 조선대는 조선대병원 인근 4만㎡(약 1만2000평)의 유휴용지를 활용해 시니어타운을 구성하는 방안을 대륙아주와 논의하고 있다.

배 고문은 "현재 서울 주요 대학과도 UBRC를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창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