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부부상 19쌍, 지자체 1곳 수상

인천의 김황태·김진희 부부는 상견례를 한 달 앞두고 예비신랑인 김씨가 감전 사고를 당해 두 팔을 잃었다. 일반적인 연인이었다면 헤어짐을 고민할 상황이었으나 아내는 사랑을 선택했다. 아내 진희 씨는 “그의 몸이 아니라 마음과 사람됨을 사랑했다”며 결혼을 택한 것이다.
이후 남편 김 씨는 2024 파리 패럴림픽 철인 3종 경기 국가대표로 완주에 성공하며 ‘팔 없는 마라토너’로 불렸다. 그의 도전은 아내의 헌신적인 동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두 사람의 삶은 단순한 ‘극복’이 아니라 사랑의 본질을 증명하면서 주위에 감동을 줬다.
삶의 고비마다 서로를 붙들며 가정을 지켜낸 부부들이 ‘2025 올해의 모범 부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세계부부의날 위원회는 21일 경남 창원시 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 호텔에서 ‘2025 세계부부의날 기념식’을 열고 전국에서 선정된 부부 19쌍과 지자체 1곳에 ‘올해의 부부상’을 수여했다.
이날 또 다른 주인공은 우정민·박원제 부부다. 우 씨는 고등학생 시절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후 여섯 명의 동생을 책임지게 됐다. 그는 고교 졸업 후 곧장 사회에 나가 생계를 책임졌고, 직장에서 만난 박 씨와 결혼해 동생들을 함께 끝까지 돌봤다. 특히 막내 우정실 씨는 초등학교 시절 한 의료기관의 사회공헌 행사에서 인연을 맺은 뒤 세월이 흘러 해당 의료기관에 간호사가 돼 사회공헌의 선한 영향력을 보여줬다.
이번 ‘모범 부부상’에는 이들 두 부부 외에도 평생을 같은 길을 걸어온 원로 목사·의료인 부부, 국가와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한 공직자 부부 등 다양한 삶의 배경을 지닌 총 19쌍이 선정됐다. 지자체 부문에서는 ‘부부가 행복한 도시’를 목표로 다양한 가족 정책을 추진한 양평군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하충식 세계부부의날위원회 총재는 이날 “이들 부부의 사랑은 개인을 넘어 가정, 더 나아가 사회 전체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며 “부부의 날이 단순한 기념일을 넘어 세계적인 가치를 담는 날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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