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 사체로 사냥개를 훈련하는 장면. [사진출처=제주도 자치경찰단]](https://wimg.mk.co.kr/news/cms/202505/19/news-p.v1.20250519.2660e63a69854845be115f2e35959e72_P1.png)
제주에서 야생동물을 잔인하게 불법 포획한 30대 남성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19일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0대 A씨와 B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0년 12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제주시 중산간 일대와 경기도 군포·수원시 일대 야산에서 125차례에 걸쳐 오소리·노루·사슴·멧돼지 등 야생동물 160여 마리를 잔인한 방법으로 불법 포획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2023년 3월부터 2025년 3월까지 A씨와 함께 8차례에 걸쳐 범행에 가담했다.
이들은 훈련한 진돗개를 동원해 야생동물을 물어뜯게 하거나 특수 제작한 창과 지팡이 칼로 동물의 심장을 찌르고 돌로 머리를 여러 차례 가격하는 등 잔인한 방법으로 불법 포획했다.
A씨는 이런 사냥 장면을 촬영해 진돗개 동호회 회원들과 공유하며 자신이 키우던 개를 고가에 판매해 이득을 얻었다.
또 불법 포획한 야생동물 중 오소리와 노루·사슴 뿔을 건강원에 맡겨 가공품으로 만들어 먹거나 지인들에게 주기도 했다.
이들은 범행 전 야생동물의 서식지와 폐쇄회로(CC)TV 설치 여부 등을 미리 파악해 인적이 드문 밤에만 사냥했으며 운반 중 검문 과정에서 범행이 발각될 우려가 있는 노루·사슴·멧돼지 등의 사체는 현장에서 가죽을 벗겨 개들의 먹이로 사용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심지어 개를 이용한 사냥은 영상 없이는 혐의 입증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현장에서 경찰에 적발됐을 때 ‘산책 중 개들이 우연히 야생동물을 공격했다’는 식으로 답변 방법을 사전 모의했고 경찰조사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범행을 부인했다.
자치경찰단은 구속된 A·B씨 외에 불법포획에 가담한 3명과 건강원 운영자는 불구속 송치하는 한편 관련 위반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박상현 제주도자치경찰 수사과장은 “이번 사건과 같이 개를 이용해 사냥할 경우 야생동물의 기생충이나 바이러스가 혈액을 통해 사냥개가 전염돼 조류독감이나 돼지열병 같은 감염병이 확산할 수 있다”며 “야생동물 학대 및 불법포획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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