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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엔 그냥 견디라고?”...‘10배 뻥튀기’ 제주 렌터카 바가지 체계 9월부터 바꾼다

  • 신익수
  • 기사입력:2025.05.17 09:37:38
  • 최종수정:2025.05.17 09: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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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높은 제주관광’ 프로젝트
렌터카 체계는 올 9월께 개정안 마련
숙박·교통·음식·골프장·해수욕장
업종별 주요 실천과제 도출·추진
바가지 논란이 끊이지 않는 제주도.[사진=픽사베이]
바가지 논란이 끊이지 않는 제주도.[사진=픽사베이]

‘제주 렌터카는 비트코인입니까. 5월 10배 렌터카 바가지는 너무한 것 아닙니까’

제주특별자치도 홈페이지에 끊이지 않고 올라오는 렌터카 민원에 제주도가 칼을 빼든다. 다만 올 9월부터다. 올 여름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은 어쩔 수 없이 극성수기 또 한번 렌터카 바가지를 견뎌야 할 것 같다.

제주도가 ‘가성비 높은 제주관광 만들기’ 민관 합동 프로젝트를 추진, 숙박·교통·음식점·골프장·해수욕장·관광지·여행업 등 7개 주요 업종별 실천 과제를 도출해 개선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렌터카 대여요금 산출방식 개선이다. 도내 렌터카 업체들은 차량별 상한 요금을 신고하고, 그 범위 안에서 시기별로 요금을 자유롭게 책정해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성수기와 비수기 간 금액 차이가 크게 벌어져 성수기 요금을 바가지 요금으로 인식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도내 홈페이지 뿐 아니라 도지사에게 바란다 민원 게시판에는 렌터카 바가지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민원을 제기한 한 이용객은 “제주를 너무 사랑한다”고 밝히면서 “4월에 가족여행을 다녀온 뒤 5월에 다시 가려고 했는데 렌터카 가격이 10배 이상 뻥 튀겨져 있었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이에 따라 도는 렌터카 상한 요금 기준 항목의 구체적인 계산 방법을 정할 방침이다. 재무제표 등 영업 데이터 제출을 의무화한다는 계획이다.

성수기와 비성수기 간 가격 차가 과도하게 벌어지지 않도록 ‘제주도 자동차 대여요금 원가 산출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이달 중 렌터카 업체의 의견 수렴을 거쳐 의견을 취합하겠다”며 “이르면 9월 말까지 관련 규칙 개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를 찾는 여행족들은 어쩔 수 없이 올 여름까지는 바가지 요금을 견뎌야 할 것 같다. 9월말 관련 규칙 개정이 마무리되면 빨라야 연말께 시행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숙박 분야에서는 업체별로 상이한 환불 규정을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에 맞춰 설정하도록 민간에 강력히 권고하는 작업도 진행된다.

일본으로 상당수 골퍼들을 뺏긴 골프장의 경우에도 문화체육관광부의 대중형 골프장 이용료 상한제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을 강화한다.

최근 순대 바가지에 이어, 10만원 갈치조림 바가지로 논란이 된 음식점 분야에서는 주문 단위를 세분화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외부에서 가격을 볼 수 있도록 외부 메뉴판 설치를 권장해 나갈 예정이다.

여행업 분야에서는 옵션관광이 있는 경우 사전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다툼이 나지 않도록 하고, 제주관광 이미지를 훼손하는 무자격 안내사에 대한 단속을 확대한다.

해수욕장의 경우 파라솔·평상 가격을 인하하고, 도내 12개 전체 지정 해수욕장에 일괄 적용하기로 관련 마을·청년회와 사전 협의를 완료했다.

김희찬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가성비 높은 제주관광 만들기’ 프로젝트는 제주 여행의 가성비를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라며 “바가지 이미지를 탈출하고 새로운 제주 관광 이미지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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