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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인데요, 물건 38만원어치 보내주세요”…수도권서 공무원 사칭 구매 사기 기승

화성·군포·수원·강릉서 공무원 사칭·공문서 위조까지 지자체 “사기 주의 당부“

  • 이대현
  • 기사입력:2025.05.16 16:39:38
  • 최종수정:2025-05-16 16:4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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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군포·수원·강릉서 공무원 사칭·공문서 위조까지
지자체 “사기 주의 당부“
‘공무원 사칭’ 화성시 허위 공문서. 화성시 제공
‘공무원 사칭’ 화성시 허위 공문서. 화성시 제공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무원 또는 소방기관 관계자를 사칭해 허위 공문서를 보내고 물품 구매를 요청하는 사기 시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16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 12일 경기 화성시 남양읍에서 자영업을 하는 A씨는 자신을 “화성시청 ○○과 주무관 ○○○”이라고 밝힌 B씨로부터 전화를 받고, 농업용 물품 약 38만원어치를 구매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B씨는 공문서 양식에 시장 직인이 날인된 ‘물품구매 확약서’까지 전달했지만, A씨가 시청에 사실 여부를 확인한 결과, 해당 공무원은 존재하지 않았고, 문서 또한 가짜로 밝혀졌다.

경기 군포시에서도 같은 수법이 발견됐다. 군포시에 따르면 지난 13일 ‘군포시청 행정지원과 김승우 주무관’이라고 한 인물이 B기업체 대표에게 차량용품 구매 의사를 밝히고, 2025년도 공무수행차량 용품 구매 건’이라는 제목의 확약서를 보냈다. 하지만 기업 대표는 이를 이상하게 여기고 군포시에 문의한 결과, 해당 이름의 공무원은 없으며 문서 역시 위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수원시에서는 컴퓨터 판매업체를 운영하는 C씨가 수원시 공무원을 사칭한 D씨의 연락을 받고, 사무용 물품 견적 통화 후 ‘물품구매 확약서’ 형식의 가짜 공문서를 전달받았다. 이어 D씨는 “급한 사정으로 심장제세동기를 구매해야 한다”며 거래처 명함을 보내는 수법까지 썼으나, C씨는 이상함을 감지하고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해 피해를 피했다.

이러한 수법은 소방기관을 사칭한 사례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강릉소방서는 소방기관을 사칭한 사기 시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며 경고에 나섰다. 지난달 말 강릉소방서를 사칭한 인물이 철물점에 전화를 걸어 “장비가 급히 필요하다”며 사다리 등을 구매하려 했으며, 결제 방식과 주문 내용에 이상함을 느낀 직원이 거래를 중단해 피해를 막았다.

이어 지난 9일에는 생활용품점에 소방관을 사칭한 인물이 약 3000만원 상당의 소방 피복 대리구매를 요청한 사례도 발생했지만, 업주가 강릉소방서 상황실에 확인 전화를 하면서 피해를 피할 수 있었다.

이들 지자체는 “공무원 또는 기관 직원이 민간업체에 직접 전화해 개인 명의로 물품을 구매하거나, 기존 거래처 대신 대금을 지불해 달라고 요청하는 일은 절대 없다”며 “유사한 연락을 받을 경우 반드시 해당 기관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즉시 112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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