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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機 블랙박스, 활주로 2㎞ 앞두고 기록 멈췄다

국토부 예비보고서
엔진 양쪽엔 가창오리 혈흔
美·프랑스·태국에도 제출

  • 이선희
  • 기사입력:2025.01.27 18:34:34
  • 최종수정:2025.01.27 18:3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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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당시 사고 비행기는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약 2㎞까지 접근한 상태에서 블랙박스 기록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고기 기체는 활주로 너머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둔덕과 부딪힌 충격으로 앞부분의 잔해가 둔덕에서 최대 200m 떨어진 곳까지 튕겨 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사고 30일째인 27일 이 같은 사고 개요 등을 포함한 A4용지 5장 분량의 예비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사고 이후 항철위가 처음으로 공표한 정식 조사 보고서다. 항철위는 이 보고서를 사고기의 기체 및 엔진 제작국인 미국과 프랑스, 그리고 사망자가 발생한 태국에 제출했으며 항철위 홈페이지에도 게재했다.

보고서에서는 사고기의 블랙박스인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 기록이 한꺼번에 멈춰진 대략적인 운항 위치가 공개됐다. 블랙박스 기록은 사고기가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둔덕에 충돌하기 4분7초 전인 지난달 29일 오전 8시 58분 50초부터 남아 있지 않다.

항철위에 따르면 당시 사고기 양쪽 엔진에는 겨울 철새인 가창오리가 빨려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항철위 조사 결과 두 엔진 모두에서 가창오리의 깃털과 혈흔이 발견됐다. 항철위는 정확한 조류 충돌 시점이나 충돌한 조류 개체 수, 다른 조류 포함 여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오전 9시 기준) 바람은 항공기 운항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으며, 특별한 기상 변화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사고 개요와 항공기 이력, 조종사 경력 등의 조사 결과 및 사고 현장 상황 등이 담겼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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