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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이제는 일상 회복된건가”…‘尹 체포’에 집회 해산 반기는 한남동

관저 앞 집회 타지로 이동 ‘소음 피해’ 주민들 반색 향후 ‘2차 집회’ 걱정도

  • 김송현
  • 기사입력:2025.01.16 15:00:45
  • 최종수정:2025.01.16 15: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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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 앞 집회 타지로 이동
‘소음 피해’ 주민들 반색
향후 ‘2차 집회’ 걱정도
한산해진 한남동 관저 일대
한산해진 한남동 관저 일대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수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된 다음 날인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도로가 한산하다. [연합뉴스]

2주 넘게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이어진 탄핵 찬반 집회가 마무리되며 대통령 관저 앞 풍경도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집회로 인한 소음과 인파가 사라질 거란 기대감에 화색을 보였다.

16일 오전 한남동 앞 교통흐름은 양호했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서울 을지로까지 좌석버스로 출근한 유모씨(38)는 “시위 여파로 한동안 한남대교부터 남산 1호터널까지 정체가 심각해 지하철로 출퇴근을 해왔었다”며 “오랜만에 길이 뻥 뚫려 있다는 소식에 버스 좌석에 앉아 편안하게 출근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수처로 이송된 지난 15일 오전 11시께 관저 앞 찬반 집회 인파가 철수를 시작하면서 한남동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주민 김민기 씨(69)는 “건강 문제로 아침, 밤마다 산책해야 하는데 소음이 심하고 통행이 어려워서 많이 불편했다”며 “정치와 무관하게 주민으로서는 참 다행”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오후 집회 행렬이 모두 철수하면서 관저 인근은 모처럼 한산했다. 집회 참가자가 빼곡했던 인도 위에 여유가 생기자 몇몇 주민은 강아지를 산책시키기도 했다. 경찰과 공수처도 대다수 인력과 차량을 철수시키자 일부 통제됐던 한남대로도 17일만에 10차로를 모두 개방했며 도로도 정상화됐다.

일상 되찾은 한남동 관저 일대
일상 되찾은 한남동 관저 일대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수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된 다음 날인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도로가 한산하다. [연합뉴스]

집회 인파가 사라지자 주민들은 그동안 시위대의 소음에서 ‘해방’된 것을 기뻐했다. 북한남삼거리부터 한남초 옆까지 약 700미터 길이 꽉 막혔던 탓에 출퇴근도 쉽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집회가 한창이던 15일 오전 9시께 관저 인근 빌딩으로 출근하려던 직장인들이 시위대와 경찰에 가로막혀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시위대가 철수한 뒤 한 직장인은 “집회 때문에 한번 빌딩을 나가면 다시 들어올 엄두가 안 나서 점심시간에도 사무실에 갇혀있었다. 최소한 점심먹기는 수월해졌다”며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관저 인근 상인들도 집회 철수를 반겼다. 상가 관리가 수월해지는 건 물론 수익도 원상 복구될 거란 기대감 덕분이다. 한남대로 카페에서 근무 중인 이민영 씨(31)는 “조용한 카페였는데 화장실만 이용하거나 짐을 맡기려 하는 손님이 많아 번잡했다”며 “집회 측에서 자발적으로 커피를 배급하기도 해서 생각보다 손님도 많이 늘진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이제 평소처럼 단골도 맞이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업무로 한남동을 방문해야 하는 이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배송을 위해 지난 15일 한남동을 찾았던 택배기사 A씨는 새벽부터 모인 집회 인파를 뚫다가 한겨울에도 수차례 땀을 닦았다고 회고했다. A씨는 “골목으로 차가 들어가질 못해서 언덕 위에서부터 택배를 구루마(밀차)로 옮겨야 했다”며 “경찰을 설득해 바리게이트를 여는 일도 힘들었고, 시위대가 ‘이 시국에 택배 좀 안 받으면 어떠냐’고 욕먹는 것도 지겨웠다. 집회가 끝나길 정말 간절히 기다렸다”고 말했다.

한남동 관저 일대에 남은 집회 흔적
한남동 관저 일대에 남은 집회 흔적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수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된 다음 날인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전날까지 계속된 체포반대 집회에 쓰인 화환과 팻말 등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집회가 다시 열릴까 걱정하며 나름의 대비책 마련을 강구하는 이들도 있었다. 관저 앞 고층빌딩 경비원 B씨(60)는 “신원도 모르는 사람들이 들어와 ‘옥상에 가겠다’, ‘화장실 가겠다’고 고집부리는 걸 막느라 힘들었다”며 “언제 또 집회가 있을지 모르니 여유가 생긴 틈에 출입 방식을 바꿔야 하나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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