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더파크사이드 서울' 시행사인 일레븐건설은 아파트 420가구를 임대 후 분양을 통해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엔사 용지 복합개발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22-34 일대 4만4935㎡(약 1만3617평)에 지하 7층~지상 20층 규모 아파트 420가구와 오피스텔 775실, 판매시설, 문화·집회시설, 숙박시설(호텔) 등을 짓는 사업이다. 단지 안에는 용산공원과 이태원관광특구를 연결하는 길이 330m 공공보행통로도 갖춰진다. 사업비만 11조원 규모에 달한다.
더파크사이드 서울은 용산공원과 한강 접근이 쉽다는 '입지적 장점' 덕분에 자산가들의 관심이 벌써부터 모이고 있다. 건물 자체도 하이엔드로 설계됐다. 오피스텔인 '더파크사이드 스위트'는 오피스텔 규제 완화를 적용받아 모든 호실에 발코니가 들어선다. 단지엔 6성급인 로즈우드 호텔이 들어서며 어메니티도 제공한다. 국내 대형 백화점 등이 입점할 상업시설 '더파크사이드몰'도 주목받고 있다.

이런 임대 후 분양의 장점은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주택을 공급하면 일정 의무임대 기간이 끝난 후 자유롭게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강남 3구·용산구)에서 이 제도를 활용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사업시행자로서는 선분양에 적용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심사나 후분양까지 포괄하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용산 옛 단국대 용지에 들어선 고급주거단지 한남더힐이 대표적이다. 이 단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 되자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주택 공급 방식을 임대 후 분양으로 바꿨다. 인근 '나인원한남'과 여의도 MBC 용지를 개발한 '브라이튼 여의도'도 임대 후 분양 방식을 선택했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가 변화되지 않는 한 앞으로 땅값이 비싼 지역의 초고급 아파트들 사이에 이런 방식이 '공식'처럼 자리 잡게 될 전망이다. 땅값만 수천억 원대인 데다 소수 자산가를 겨냥해 최고급으로 건축하는 까닭에 가격이 억눌리면 수익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4년 단기 임대 제도가 폐지돼 지금은 의무임대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났다는 사실은 부담이다. A시행사 관계자는 "다만 전월세를 고급 아파트에 맞게 책정하면 자금 흐름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