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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송파 재건축 녹지규제 풀렸다

서울시, 도심 생태기준 완화
환경 규제로 발목 잡혔던
반포미도·올림픽선수촌 숨통
사업성 개선돼 속도 붙을 것

  • 김유신
  • 기사입력:2025.05.21 17:11:27
  • 최종수정:2025-05-21 19: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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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전경. 매경DB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전경. 매경DB


서초구 반포 미도1차 아파트와 송파구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등 대규모 산림과 수목 인근에 위치해 단지 내 일부 땅이 환경규제를 받았던 단지들이 재건축 사업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시가 불필요한 규제 철폐를 내세우며 '비오톱 1등급 토지 지정 기준'을 개선해 이들 단지 내에 지정된 비오톱 1등급 땅을 개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비오톱 1등급 규제가 풀리며 재건축 시 해당 토지 이용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4월 '비오톱 1등급 지정 기준' 개선안을 발표한 뒤 새로운 '도시생태현황도'를 다음달 고시할 예정이다. 비오톱 규제는 서울시에만 있는 강력한 토지 규제로 2010년 제정된 서울시 조례를 기반으로 한다.

서울시가 이번에 비오톱 규제 개선에 나선 것은 일부 비오톱 1등급 땅은 낡은 평가 기준으로 지정돼 개발의 현실성과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토지 소유주들의 개발이 막히며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쳐 비오톱 1등급 토지 조정 기준을 마련해 일부 토지를 1등급에서 해제하기로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전체 면적의 약 16%(9641㏊)가 2020년 기준 비오톱 1등급 토지로 지정돼 있다. 이번에 개선된 기준을 반영해 도시생태현황도를 재정비하면 약 15%(9382㏊)로 조정된다.

사진설명


이번 등급 조정 대상 중엔 재건축 단지 내 토지 일부가 포함돼 주목된다. 대표 단지는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올림픽선수촌이다. 이 단지 공부상 면적 20만9118㎡ 중 약 11.3%에 해당하는 2만3695㎡가 비오톱 1등급으로 지정돼 있다. 이 땅이 조정안을 통해 1등급에서 해제될 전망이다.

1988년에 서울올림픽 참가 선수와 기자들 숙소로 조성된 이 단지는 122개동, 5540가구 규모다. 이 단지는 신속통합기획 자문 방식(패스트트랙)을 통해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하고 서울시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재건축을 통해 약 8500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지하철 5·9호선 올림픽공원역이 도보권이고, 올림픽공원도 이용할 수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미도1차 아파트도 이번 규제 완화 수혜 단지로 꼽힌다. 이 단지는 1260가구로 반포 지역 마지막 대단지 재건축으로 꼽힌다. 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과 서울성모병원이 인근에 위치한다.

강북에서는 창동주공 4단지가 규제 완화 수혜 단지로 꼽힌다. 이 단지는 1호선 녹천역 인근에 위치한 1710가구 대단지 아파트다. 공부상 필지 면적(2만9860㎡)의 3.9%가 비오톱 1등급 토지로 지정돼 있다. 이 단지는 지난해 안전진단 용역 결과 E등급을 받으며 재건축이 확정된 상태다.

비오톱 1등급 토지 조정안은 주민 검토와 도시생태현황도 평가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조만간 확정된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비오톱 1등급 토지에서 해제되면 그만큼 해당 토지를 활용할 수 있게 돼 공간 활용 등 측면에서 재건축 사업 시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오톱(Biotop)

특정 생물군이 서식할 수 있는 생태적 공간을 뜻한다. 토지의 자연성·생물다양성·생태적 가치 등을 평가해 1~5등급으로 나뉜다. 비오톱 1등급은 개발이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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