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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베드엔딩’으로…2127억서 990억까지 떨어진 ‘하이엔드 오피스텔’ 결국 참패

금천 W컨템포287 공매 고분양가·부동산 침체에 강남 오데뜨오드 도곡 등 럭셔리 오피스텔도 참패

  • 박재영
  • 기사입력:2025.05.19 22:11:56
  • 최종수정:2025.05.19 22: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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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 W컨템포287 공매
고분양가·부동산 침체에
강남 오데뜨오드 도곡 등
럭셔리 오피스텔도 참패
W컨템포287 투시도. W컨템포287
W컨템포287 투시도. W컨템포287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들어선 고급 복합주거시설 ‘W컨템포287’ 오피스텔이 최근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해 공매에 부쳐졌다. 2022년 분양 당시 복층형 설계와 고급 마감재를 내세웠지만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한 채 결국 잔여 물량이 공매 절차로 넘어갔다.

19일 개발 업계에 따르면 주거용 오피스텔로 분양됐던 W컨템포287 오피스텔 및 도시형생활주택 169개 호실에 대한 공매가 최근 진행됐으나 유찰됐다. 지난해 12월 시작한 공매는 12번에 걸친 입찰에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2127억원이었던 최저입찰가는 990억원까지 떨어졌다.

이 자산은 지하 4층~지상 18층, 1개 동 규모로 오피스텔 36실과 도시형생활주택 129가구, 상가 4개 호실로 구성된 주상복합시설이다. 4.5m에 달하는 층고와 복층 구조, 천연 원목마루 등 ‘하이엔드’ 콘셉트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분양 시장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고급 사양에도 불구하고 시흥동이라는 입지에 비해 분양가가 높았고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와 맞물리며 실수요자에게 외면받았다는 평가다. 이 단지의 도시형생활주택 전용면적 44㎡의 분양가는 8억원대, 일부 타입은 10억원대로 책정됐다. 인근 단지 전용 59㎡ 분양가와 유사하거나 오히려 높았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금리 인상과 거래량 급감의 영향으로 비강남권 오피스텔 시장이 고급화 전략만으론 승부를 보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브랜드 파워와 입지 프리미엄이 부족한 자산은 실거주와 투자 수요 모두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남권 하이엔드 오피스텔 역시 고급화 마케팅만으로는 살아남지 못하는 분위기다. 앞서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들어선 ‘오데뜨오드 도곡’은 소형 럭셔리 주거 상품을 표방하며 지하 6층~지상 20층, 84가구 규모로 분양에 나섰다.

그러나 높은 분양가와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수요 한계에 가로막혀 흥행에 실패했다. 2020년 분양을 시작했지만 준공 이후에도 상당수 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고 결국 지난해 전체 84가구와 부대시설 24실이 공매에 부쳐졌다. 당초 1800억원대에 공매에 나왔으나 계속 주인을 찾지 못하면서 가격이 1000억원대로 반 토막 수준까지 낮아졌다.

하이엔드 주거시설 개발 용지도 잇달아 공매 시장에 나왔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포도 바이 펜디 까사’ 개발 용지는 초고가 분양가로 주목받았지만 미분양과 자금난으로 공매에 넘어갔다. 이 사업장의 감정평가액은 2778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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