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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단지도 외벽 바꾸니까 신축 같네”…진화하는 아파트 재도장 서비스

주택경기 불황 속 틈새시장 연간 2500개 단지 새단장 KCC·노루·삼화 ‘전력질주’ 디자인보단 내구성이 대세 수명연장 기술 개발 박차

  • 이유진
  • 기사입력:2025.01.16 23:23:09
  • 최종수정:2025.01.16 23: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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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경기 불황 속 틈새시장
연간 2500개 단지 새단장
KCC·노루·삼화 ‘전력질주’
디자인보단 내구성이 대세
수명연장 기술 개발 박차
KCC가 외벽 재도장을 진행한 부산 오륙도 SK뷰 아파트 단지 모습. KCC
KCC가 외벽 재도장을 진행한 부산 오륙도 SK뷰 아파트 단지 모습. KCC

페인트 업계가 매년 커지는 아파트 재도장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연초부터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이 줄어들고, 노후화된 아파트 단지가 늘어나면서 재도장이 페인트 업계의 틈새 먹거리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주요 업체별로 연간 300억원 안팎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은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장기수선 계획을 세워 10~15년 주기로 외벽과 내부, 바닥, 지하주차장 등을 다시 칠해야 한다. 페인트 업계에서는 재도장용 페인트 시장 규모를 연간 12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최근에는 아파트 디자인에 관심을 갖는 입주민이 늘면서 5~7년으로 재도장 주기가 짧아지는 추세다.

16일 페인트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에 등재된 아파트 재도장 공사 입찰 공고는 낙찰건수 기준으로 2023년 2000여 건에서 지난해 2500여 건으로 25%가량 늘었다. 통상 1~4월 사이 공고가 집중되지만, 최근에는 비시즌에도 수시로 공고가 뜬다.

업계에서 아파트를 공략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분야는 컬러 제안이다.

KCC는 최근 신축 아파트의 색채 디자인을 분석한 ‘리액트 VOL.7’을 발간했다. 재도장을 고민하는 입주민에게 아파트 외부와 내부, 복도, 주차장을 비롯한 공간별로 색채 디자인 사례를 한눈에 보여주는 것이 재도장 업체 선정 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KCC는 아파트 재도장용으로 제공한 색채 디자인 건수도 전년 대비 25% 늘렸다. 특정 아파트 브랜드와 손잡고 단지만의 컬러 매뉴얼을 만들기도 한다. KCC는 디앤아이 한라와 한양아파트의 색채 표준화 제작에 참여했고, 지난 10일에는 두산건설과 ‘위브’와 ‘위브더제니스’ 전용 색상집을 제작하기로 했다. 대전 도안동 수목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는 보행자와 운전자 공간을 네온컬러로 구분한 길찾기 넛지 디자인을 도입했다.

노루페인트는 재도장 시공 후 모습을 3D 시뮬레이션으로 미리 구현하는 3D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운영한다. 노루페인트
노루페인트는 재도장 시공 후 모습을 3D 시뮬레이션으로 미리 구현하는 3D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운영한다. 노루페인트

노루페인트는 국내 최초로 3D 시뮬레이션 서비스인 ‘노루 스마트 뷰’서비스를 개발해 지난해 말부터 아파트 재도장 입찰에 본격 적용하고 있다. 색과 질감을 포함한 결과물을 최대한 실제와 유사하게 구현해 시공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 유용하다는 평가다. 아파트 외관뿐만 아니라 지하주차장 내부를 비롯한 아파트 곳곳의 페인트 시공 후 모습을 미리 보고, 확대·축소·회전 기능을 통해 여러 각도에서 확인할 수도 있다. 노루페인트에서는 현장 기초자료를 검토하고, 컬러·디자인 제안부터 도장 후 애프터서비스(AS)까지 아파트 재도장 전 과정에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화페인트공업도 공동주택 도장 시 주변 경관과 건물의 구조, 모양, 높이 등을 사전에 함께 고려하는 컬러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의뢰가 늘면서 2023년 기준 3500여 건이던 컬러 시뮬레이션 건수가 지난해 4200여 건으로 20%가량 증가했다.

고객이 도료를 선택하는 기준도 바뀌고 있다. 과거엔 디자인이 우선이었지만 최근에는 불경기 여파로 색채와 방수 기능이 얼마나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는지를 더 따진다.

사진설명

KCC는 고내후성 기능성 페인트 ‘숲으로 듀러블’을 대표 제품으로 내세운다. 9년 이상 색상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제품으로, 2022년 8월 출시 이후 2년 반 만에 100여 개 아파트 단지에 적용했다. 기존 KS 규격 수성페인트보다 색채 보존력이 우수해 오래 지나도 탈색이 덜하고, 방수 기능으로 콘크리트를 보호한다. KCC는 암전 시 비상출구를 찾게 도와주는 발광 특수페인트 제품의 연구개발(R&D)도 진행하고 있다.

삼화페인트가 친환경 인증을 받은 건축용 수성페인트 ‘아이생각’시리즈도 재도장 시장의 스테디셀러다. ‘아이생각 슈퍼케어’는 건축물 외벽에 발생한 미세 크랙을 잡아주고, 발수 기능을 더해 건축물 수명을 연장시킨다. 비가 실내로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는 고기능성 방수재 ‘방수에이스’ 제품도 꾸준히 팔린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공동주택 재도장은 단순히 색을 입히는 것을 넘어 안전을 지키고 아파트 가치를 높이는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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