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장기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임대인에 대해서는 본인 거주주택을 매도할 때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무제한 허용하기로 했다. 직장인들이 재직 중인 회사 제품을 할인받아 구매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확대하고 외국인 고급인력에 대한 소득세 감면 혜택도 늘린다.
16일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법 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장기임대주택 보유자의 거주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횟수 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지금은 임대료를 연 5% 이상 올리지 않는 기준시가 6억원 이하 장기임대주택을 임대하는 임대인은 본인이 2년 이상 거주한 주택을 매도할 경우 최초 1회에 한해서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고 있다. 앞으로는 횟수 제한 없이 양도세 비과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양도세 무제한 비과세 혜택은 아파트를 제외한 6년 단기민간임대주택 임대인에게도 제공된다. 단기민간임대주택 임대인은 양도세, 종합부동산세 혜택도 받는다. 정부는 지방 저가주택이나 장기민간임대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매도하는 경우 양도세를 중과하지 않는 조치를 내년 5월 9일까지로 1년 연장하면서 단기민간임대주택 보유 다주택자에게도 같은 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단기민간임대주택을 종부세 합산 배제 대상 임대주택에도 포함하기로 했다. 지금은 민간 매입임대 중에선 수도권 공시가격 6억원 이하의 10년 이상 장기매입임대만 종부세 합산에서 제외하고 있다.
저출생 문제 극복을 위해 기업에서 지급하는 출산지원금 비과세 지급 기준도 구체화했다. 현재 자녀 출생 후 2년 안에 받는 출산지원금은 전액 비과세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 동일 사용자로부터 받는 비과세 출산지원금 횟수를 2회까지만 인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셋째 자녀를 같은 직장에서 낳고 출산지원금을 받으면 비과세가 안 되지만 이직 후 셋째를 낳으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재직 중인 회사 제품을 할인받아 구매하는 경우 시가의 20% 또는 연 240만원 중 큰 금액까지 비과세하는 기준도 마련했다. 현대차 직원이 판매가 4000만원인 신차를 25% 할인받아 3000만원에 구매하면 할인분 1000만원 중 시가의 20%인 800만원까지는 비과세하고 나머지 200만원은 근로소득에 추가해 과세하는 방식이다.
자동차, 냉장고, TV 등 대형가전은 회사에서 직원 할인을 받아 구매했다면 2년간 재판매할 수 없다. 다른 품목은 1년간 재판매가 금지된다. 재판매할 경우 할인액 모두 소득으로 잡히게 되고 근로소득세를 내야 한다. 다만 중고거래 특성상 확인이 쉽지 않아 과세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수영장과 헬스장 이용료 소득공제도 구체화해 조세특례제한법상 신용카드 소득공제 30%가 적용되는 체육시설에 수영장과 체력단련장 이용료를 포함했다. 단 강습비, 회원권 비용은 제외된다.
외국인 고급인력에 소득세 감면도 확대된다. 현재 자연계·이공계 박사 학위 이상 소지자면서 기업부설·정부출연연구소에서 일하는 외국인은 10년간 소득세 50%를 감면받고 있다. 앞으로 글로벌 톱100 공대 석·박사 학위 소지자로 글로벌 우수기업에서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어 K-테크 패스 특별비자를 받은 해외 우수인재도 혜택을 받게 된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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