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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실용외교 구상…한미일 협력 강화·북중러와 관계 회복

실용외교는 ‘한미동맹’이 토대 한미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 추진 日은 파트너, 역사문제는 원칙 대응 中·러시아와 경제교류 활성화 북한과는 군사 핫라인 복원하는 등 대화와 소통, 교류 협력 재개 방침

  • 김상준,성승훈
  • 기사입력:2025.05.26 10:44:30
  • 최종수정:2025-05-26 10:4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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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외교는 ‘한미동맹’이 토대
한미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 추진
日은 파트너, 역사문제는 원칙 대응
中·러시아와 경제교류 활성화
북한과는 군사 핫라인 복원하는 등
대화와 소통, 교류 협력 재개 방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5일 충남 아산시 탕정역 한들물빛공원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5일 충남 아산시 탕정역 한들물빛공원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외교·안보 부문 슬로건인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한미일 협력을 견고히 하면서 동시에 중국·러시아와 관계를 회복하고 북한과는 소통을 재개한다는 구상이다.

한미일 협력 ‘기본 축’으로 북중러와 관계 개선 방침

26일 이 후보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외교·안보 정책의 ‘뼈대’를 설명했다. 대선 후보 토론회 등에서 ‘친중 논란’이 일었지만, 이 후보는 가장 먼저 ‘미국’을 강조했다. 그는 “실용외교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다”며 “(한미관계를)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고, 한미일 협력도 견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한미관계는 이미 사실상 최고 수준의 동맹인 ‘포괄적 전략동맹’이다. 이 후보가 제시한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이라는 용어는 미국과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표현으로 보인다.

일본에 대해서는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규정했다. 이 후보는 “과거사·영토 문제는 원칙적으로, 사회 ·문화 ·경제 영역은 전향적·미래지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적었다. 윤석열 정부의 대일외교 방향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평가다.

지난 정부가 ‘가치외교’를 표방하며 악화된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는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중국은 중요 무역상대국이자 한반도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나라”라며 “한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러 관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며 “한러관계를 국익 우선의 관점에서 다루고, 우크라이나 재건에 기여하며 한반도 안보와 우리 기업을 위한 실용외교를 펼치겠다”고 적었다.

이 후보의 외교안보보좌관인 위성락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미동맹, 한일 파트너십, 한미일 안보협력에 방점이 있고, 이를 기본 축으로 해서 다른 나라들도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제1공군사단 관하 비행연대를 방문해 공군 반항공(방공)전투 및 공습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제1공군사단 관하 비행연대를 방문해 공군 반항공(방공)전투 및 공습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조선중앙TV]
“북한과 대화하겠다”…尹과 차별화

사상 최악의 수준이라는 평가가 있는 북한과의 관계도 복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긴장완화와 비핵평화로 공존하는 한반도를 추구하겠다”며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동맹 미국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국제사회와도 중층적인 협력의 틀을 추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북한과 소통을 재개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이 후보는 “군사 핫라인 등 남북 소통채널 복원을 추진해 긴장 유발 행위를 상호 중단하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이 공감하는 호혜적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을 추진하겠다”며 “이산가족, 납북자, 국군포로, 북한이탈주민 등 분단의 고통을 겪는 우리 국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과 제도 개선에도 힘을 쏟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군은 억제력을 강화한다. 이 후보는 “공고한 한미연합방위체제를 기반으로 한미 확장 억제 체계와 3축 방어체계를 고도화하고,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대한 대비태세를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3축 방어체계는 북한 핵·미사일 억제 체계다.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짜여 있다. 킬체인은 북한의 명백한 도발 징후가 있을 때 선제 타격으로 무력화하는 개념이다. KAMD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종말단계의 상·하층부에서 요격하는 전략이며, KMPR은 북한의 도발시 한국군이 보유한 고위력 탄도미사일 등 지·해·공 전략자산으로 보복해 반격의지를 꺾는 것을 골자로 한다.

위 의원은 “(북 핵·미사일에 대한) 억지력은 필요한 조건이지, 비핵화 달성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억지와 협상을 배합하는 전략을 추구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5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문화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두 팔을 번쩍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5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문화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두 팔을 번쩍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 중심 경제안보 컨트롤타워 검토”

분야별로 보면 경제외교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이 후보는 미국과 관세 협상을 언급하며 “상호 이익을 균형있게 조정하겠다”며 “조선, 방산, 첨단산업 등 미국과 협력할 분야는 넓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안보 현안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겠다”고도 제안했다. 위 의원은 이에 대해 “정부 안에 경제안보를 다루는 부서가 나뉘어져 있는데, 더 많은 조율과 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통령실을 중심의 컨트롤타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결정된 사항은 아니라고 그는 부연했다.

이 후보는 또 “국익과 기업 이익을 아우르는 민·관 공동 대응체계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AI(인공지능), 반도체, 양자컴퓨터, 우주 등 첨단산업 분야 과학기술 외교도 강화해 나가겠다”고도 공약했다.

방위산업 육성도 띄웠다. 이 후보는 “방산지원 정책금융체계를 재편하고, 수출기업의 연구개발 세제 지원을 확대해 기업 경쟁력을 더욱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외교·안보 부문 체질 개선에도 나선다. 이 후보는 “여야대표 외교 협의체를 정례화하는 등 초당적 외교를 추진하겠다”며 “수행단 규모 합리화 등 실용위주 순방외교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군이 위헌·위법한 정치적 폭거에 동원되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며 “문민 통제를 강화하고 군인사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적었다. 그는 “군부대 안전사고 예방과 신속 대응, 투명한 사후 규명 시스템을 견고하게 구축하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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