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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경제로 학위 갈라치기? ...유시민 “경제정책대학원 수준 공부없이 소화하기 어려운 논쟁”

군산 대중 유세 중 발언을 경제정책사까지 거론하며 이재명 민주당 후보 홍위병 자처

  • 이동인
  • 기사입력:2025.05.23 10:51:57
  • 최종수정:2025-05-23 1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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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대중 유세 중 발언을
경제정책사까지 거론하며
이재명 민주당 후보 홍위병 자처
유시민 작가. 연합뉴스
유시민 작가. 연합뉴스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호텔경제학’과 관련해 “대학원 수준의 경제정책사에 대한 공부 없이는 소화하기 어려운 논쟁”이라고 했다.

이 후보의 이 발언은 지난 16일 군산 대중 유세에서 나온 발언으로 극단적인 예시라면서도 지지율 하락으로 연결되자 경제정책사를 공부해야 하는 어려운 개념이란 식으로 포장하고 나선 것이다.

유 작가는 최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사실 맥락이 굉장히 크고 복잡한 문제”라며 ‘호텔경제학’은 1970년대 케인즈주의 경제학의 지배력이 무너진 이후를 배경으로 등장한 개념이라고 말했다.

유 작가는 “이 논쟁은 사실 높은 수준의, 대학원 수준의 경제정책사에 대한 공부 없이는 소화하기 어려운 논쟁”이라면서 “재정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자는 쪽과 그걸 반대하는 쪽이 저런 양상으로 부딪치는구나 하고 감상했다. 재밌었다”고 했다. 유 작가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독일 마인츠대 경제학 석사 출신이다.

이어 ‘정부의 재정 정책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는 통화주의자들에 맞서 재정주의자들이 내세운 극단적 예시가 바로 ‘호텔경제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호텔에 10만 원이 들어왔지만 나중에 10만 원이 취소된다는 걸 모른다는, 때로는 국민들이 예측하지 못한 정책 수단을 투입하는 것이 효과가 나타난다는 재정주의자들의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문제는 극단적 문제에 부딪혔다는 게 아니라, 우리 삶의 진실은 그 중간쯤 어디라는 것”이라며 “이 후보는 재정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그 예를 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후보의 ‘호텔경제학’은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에서 이 후보가 자신이 8년 전 주장했던 내용을 다시 언급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이 후보는 “한 여행객이 호텔에 10만 원의 예약금을 내면 호텔 주인은 이 돈으로 가구점 외상값을 갚고, 가구점 주인은 치킨집에서 치킨을 사 먹는다. 치킨집 주인은 문방구에서 물품을 구입하고, 문방구 주인은 호텔에 빚을 갚는다. 이후 여행객이 예약을 취소해도 돈이 한 바퀴 돌면서 경제가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지난 18일 대선 후보 첫 TV토론회에서 “호텔 예약을 취소해도 돈만 돌면 경제가 살아난다는 괴짜 경제학”이라며 “한계소비성향을 1로 해서 계속 도는 무한 동력이냐”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그건 극단적인 예시를 한 번 들어본 것일 뿐”이라며 “경제는 순환이 중요하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커피 원가 120원과 호텔 10만원 노쇼 경제 등의 논리를 계속 굽히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표심의 향방에도 이 발언들이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이재명 대선후보의 ‘호텔경제론’과 ‘커피 원가 120원’ 발언에 대한 국민의힘의 공세에 “단어 하나, 말꼬리 갖고 시비 거는 전형적인 시비 정치”라고 비판했다.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아침 브리핑을 통해 “작은 돈의 흐름에 따라서 시장 돈이 투입되면서 시장 순환이 어떻게 활발해지고 소비 촉진하면서 국민, 소비자 후생에 어떻게 기여하느냐, 이런 측면의 예시나 논리인데 이에 대해서 단어로 비아냥거린다면 그 어떤 경제 정책을 논의하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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