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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에서 봤어요" "유튜브가 진리야" 보는대로 믿는다

콘텐츠 활용도 교육 필요한 시대

  • 황순민
  • 기사입력:2025.05.18 17:32:40
  • 최종수정:2025-05-18 19: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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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숏폼 중독 문제 해결은 고차원 방정식이 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영상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접하는 경향을 보이는 청소년들의 경우 '중독'과 페이크 콘텐츠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AI, 딥페이크 등과 결합한 가짜 정보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영상 플랫폼에서 가짜 영상들이 판치고 있고, 청소년들은 여기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실정이다.

요즘 10·20대는 팩트를 중요시하는 '레거시 미디어' 대신 손쉬운 숏폼을 통해 정보를 접한다. 심재웅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의 'Z세대 뉴스 이용과 미디어 리터러시' 분석에 따르면 Z세대에게는 신문, 방송 등 전형적인 뉴스 포맷이 큰 의미가 없다. 가령 최근 트렌드, 친구들이 SNS에서 나누는 이야기, 업데이트 등을 뉴스로 이해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즉 언론사가 생산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소셜 피드를 스크롤하면서 최신 정보와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는 행위로 뉴스의 영역을 확장해서 받아들인다. 유튜브 세대로 불리는 Z세대는 다양한 플랫폼을 오가며 뉴스를 짧게 접하고, Z세대보다 더 낮은 연령의 잘파세대의 경우 기성 언론사들의 뉴스 형식이 아니라 숏폼 콘텐츠 자체를 뉴스로 인식한다. 미국의 10대 중 절반 이상이 소셜미디어 피드, 메신저 서비스로부터 뉴스를 얻고, 영국 10대는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유튜브로 뉴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높은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2016년 소셜미디어에 친숙한 10대가 온라인 정보의 신뢰도를 판단하는 데 매우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허위 정보가 더욱 확산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이러한 결과가 민주주의를 위협할 것이라는 것이 10년 전 스탠퍼드대 연구팀의 경고다. 청소년들이 사실과 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미처 갖추기 전에 딥페이크 콘텐츠에 '브레인롯' 된다면 미래가 암울하다.

AI 시대에 우리 아이들을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절실하다. 팩트 체크가 이미 유통되고 있는 가짜 뉴스를 검증하는 사후 대처 방안이라면, 미디어 리터러시는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근본적인 대책에 가깝다. AI 시대 기술 개발 경쟁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디어 리터러시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파워를 다지는 것 또한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다. 미래 세대의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이 한 국가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는 나침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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