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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질환 있다고 움츠리지 마세요" 꾸준한 운동이 재발위험 13% 낮춰줘

권준교 서울아산병원 교수팀 연구

  • 심희진
  • 기사입력:2025.05.13 16:04:30
  • 최종수정:2025.05.13 1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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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질환 중 하나인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은 심장 혈관이 갑자기 막히거나 좁아져서 생기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심근경색, 불안정 협심증 등이 있다. 심혈관질환을 겪은 환자들은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걱정으로 운동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최근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킬 연구 결과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교수팀은 ACS 진단을 받은 환자 3만여 명의 운동량과 심근경색, 뇌졸중, 사망 등의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을 약 7년간 분석했다. 그 결과 진단 후에도 운동을 꾸준히 지속할 경우 오히려 심혈관 사건의 재발 위험이 뚜렷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심근경색, 협심증 등을 진단받은 후 적절한 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대규모 표본을 활용해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13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권준교 혈관외과 교수팀은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ACS 진단 후 관상동맥중재술이나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20세 이상 환자들을 평균 6.7년간 추적 관찰했다. 이들은 ACS 진단 전후로 국가건강검진을 각각 실시했는데, 검진 당시 운동 관련 설문에 응답한 결과를 바탕으로 운동량 변화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ACS 진단을 받기 전후로 모두 중강도 이상 운동을 지속한 그룹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심혈관 사건 위험도가 1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강도 이상 운동은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가볍게 뛰기 등을 주 1회 30분 이상 시행한 것을 의미한다.

또 ACS 진단을 받은 뒤 운동을 새롭게 시작한 그룹 역시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그룹보다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9% 낮았다.

교수팀은 ACS 진단 후 운동을 중단한 그룹과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그룹 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운동을 중단하면 아예 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 교수는 "심근경색, 협심증 등의 진단을 받았더라도 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심혈관질환의 재발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과도하고 격렬한 운동은 피하고 전문의와 상담해 나이, 질환 정도 등에 따른 맞춤형 운동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피인용지수 11.8)'에 최근 게재됐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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