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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손발이 '퉁퉁'… 혹시 큰병 일까요?

부종 원인과 치료법은
인체의 60% 수분으로 이뤄져
체액이 과하면 '부종' 생겨
신장 이상 땐 온몸이 붓지만
혈액순환 안돼 림프 막히면
손이나 눈·발에만 부기 발생
염증·각종 질병 유발하기도
림프마사지 하면 순환에 도움

  • 이병문
  • 기사입력:2024.11.26 16:15:00
  • 최종수정:2024.11.26 1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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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이나 손과 발, 눈이 붓고 푸석푸석하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몸이 붓는 것은 의학적으로 '부종(浮腫)'이라고 한다. 우리 몸속 체액량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는데,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체액량이 정상보다 늘어나면 부종이라고 한다.

체액(수분)은 인체의 약 70%를 구성하고 있으며 태아는 체중의 약 90%, 신생아는 약 75%, 어린이는 약 70%, 성인은 약 60~65%, 노인은 약 50~55%를 차지한다. 신선하고 맛있는 채소는 수분으로 채워져 탱글탱글하지만 시든 채소는 수분이 빠진 것처럼, 사람 역시 나이와 체액량이 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 체중이 70㎏인 성인은 몸의 수분 비율이 약 42~45.5ℓ인 셈이다. 체액은 혈액, 타액, 눈물, 콧물, 림프액, 뇌척수액 등의 형태로 세포 내, 혈액, 세포와 세포 사이의 간질조직(間質組織)에 존재한다. 간질조직 내 수분이 증가하면 부종이 생기는 것이다.

부종은 성별로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더 많다. 그 이유는 여성호르몬 때문이다. 여성호르몬은 몸 안에 수분을 더 많이 축적하거나 혈관 내 수분을 혈관 밖으로 내보내어 부종을 초래한다. 여성호르몬 불균형을 일으키는 원인은 짜게 먹거나 저녁 늦게 음식 먹기, 물 대신 음료 마시기, 생리 전후, 진통소염제 등을 사용했을 때다.

부종은 온몸이 붓는 '전신부종'과 신체 일부분만 붓는 '국소부종'으로 나뉜다.

전신부종은 관련 질환(간·신장·심장 질환, 갑상선 기능저하 및 항진증 등)이나 부종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부신피질호르몬제,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아스피린, 사리돈, 게보린), 에스트로겐, 일부 항고혈압 약제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국소부종에는 림프절(임파선)이 부어서 발생하는 림프부종,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하는 정맥폐쇄로 부종이 있다. 림프부종은 악성종양이 림프절로 전이되거나 염증 등에 의해 림프관이 막히는 경우 발생한다. 정맥폐쇄로 부종은 동맥 쪽에서 피가 계속 나와 정맥 쪽으로 잘 빠져나가지 못할 경우 혈관 내 압력이 높아져 생긴다.

사진설명


평소 간·콩팥 질환이 없다면 거의 대부분의 부기는 '림프부종'이 원인이다. 림프는 세포와 세포 사이를 흐르는 액체를 말하는데, 림프는 림프관을 따라서 흐른다. 하지만 림프 순환 작용에 문제가 생기면 림프가 빠져나와 몸속 조직에 쌓여 부종을 일으킨다. 주로 한 자세로 오랫동안 서 있거나 피로하게 되면 림프가 빠져나와 얼굴, 손과 발, 눈 등 몸 곳곳이 붓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장시간 서 있으면 혈액이 하체로 몰리고, 혈액 속의 수분이 림프관으로 이동해 넘치게 되면 수분이 림프관을 빠져나와 세포와 세포 사이의 간질조직에 축적되어 부종이 발생한다. 혈전(피떡)이나 염증, 암으로 인해 림프관이 막혀도 림프액이 원활히 흐르지 못하고 간질조직으로 빠져나와서 붓게 된다. 이처럼 림프부종은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몸이 붓는 것이다. 이 때문에 림프(계)는 동맥과 정맥에 이어 '제3의 순환계'라고 불린다.

림프부종은 림프관 발달에 선천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암 치료를 위해 림프선 절제 및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잘 생긴다. 림프선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다량의 수분과 단백질이 피하에 쌓여 붓는다. 의학적으로 선천적인 림프선 장애로 인한 림프부종을 '1차성 림프부종', 질병치료를 하다가 생긴 림프부종을 '2차성 림프부종'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유방암·자궁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15~20%,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의 50%에서 림프부종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가 림프부종에 주목하는 이유는 면역력(免疫力)과 밀접한 림프계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림프 순환이 되지 않으면 부종을 비롯해 염증에 통증, 각종 질환, 암까지 발생할 수 있다. 림프계에는 림프구, 림프절, 림프관, 림프종 등이 있다. 림프(lymph)는 한자로는 임파(淋巴)라고도 한다. 혈액은 동맥에서 모세혈관을 거쳐 정맥으로 순환하고, 일부 혈액이 세포들 사이에 남게 되는데, 이들이 림프 모세혈관으로 모이게 되면 '림프액'라고 한다. 림프구는 백혈구의 한 종류로 바이러스, 세균 등과 싸워서 우리 몸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림프구가 림프관을 통해 이동하며 잠시 모였다가 지나가는 곳을 림프절이라고 한다. 림프구는 피를 만드는 조혈(造血) 과정에서 조혈모세포가 분화·성숙해 만들어지는 백혈구의 한 종류이다.

성숙한 림프구는 크게 B림프구, T림프구와 자연살상(NK) 세포로 나뉜다. 골수, 림프절, 림프조직, 말초혈액에서 볼 수 있는 림프구 크기는 8~10㎛로 적혈구와 비슷하거나 약간 크다. 림프관에 의해 서로 연결되어 있는 림프절은 혈액 속에 침투한 병원체가 반드시 한 번은 통과해야 하는 곳이다.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는 B세포(그물처럼 얽혀 면역세포를 몸 구석구석 운반함), T세포(강력한 면역세포로 외부 수용체가 자기 몸의 단백질과 결합하지 않는지를 검사하는 세포)에 의해 병원체가 죽게 된다. 림프절은 온몸에 500개 이상 존재한다. 림프절이 모여 있는 부위에 따라 겨드랑림프절(액와림프절), 샅고랑림프절(서혜림프절), 목림프절, 장림프절 등으로 나뉜다.

림프종은 림프구가 이상 분열하여 암세포가 되어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에 종양(암)덩어리를 만드는 질환을 가리킨다. 림프종은 그 특성에 따라 비호지킨림프종·호지킨림프종 등 두가지로 구분한다. 림프종 증상은 림프절이 붓는 것이 흔하며 목 부위나 사타구니, 겨드랑이 등에 있는 림프절이 특히 잘 붓는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열이 지속되고 식은땀이 나며 최근 6개월간 체중이 10% 이상 감소하면 악성림프종을 의심해볼 수 있다.

부종을 예방하려면 평소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먼저 한 자세로 오랫동안 있지 말고 자주 움직여준다. 휴식을 취할 때는 심리적·신체적 안정을 취하고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두는 게 좋다. 또한 짜지 않고 싱겁게 먹는 식습관이 필요하다. 팔과 손에 부종 징후가 나타나면 주먹을 쥐었다 폈다 반복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팔을 올리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치료법에는 피부 관리 및 염증 치료, 림프 마사지법, 특수 압박붕대법, 운동법 등의 1차적 치료 방법이 있고 증상이 악화되면 수술을 하는 방법도 있다. 부종은 원인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속단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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