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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영입인사 논란, 김문수캠프 공감능력 의심스럽다 [사설]

  • 기사입력:2025.05.15 17:23:21
  • 최종수정:2025.05.15 17: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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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후보교체 무산 파동 직후 1990년생 김용태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하자 이를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한 사람이 많았다. 며칠 새 그런 기대는 가라앉고 '역시나' 하는 조소와 탄식이 터져나오고 있다.

국힘은 15일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의 복당을 의결했다. 최씨는 박근혜 정부 실정의 책임자 중 한 명이고, 장씨는 지난해 총선에서 불미스러운 행적이 드러나 공천 취소된 인물이다. 하루 전엔 중앙선대위 상임고문 14명 중 한 명으로 정호용 전 국방부 장관을 위촉했다 논란이 일자 5시간 만에 철회했다. 상임고문은 선거캠프가 지향하는 가치와 전통을 대변하는 자리다. 정씨는 12·12 쿠데타 주역 중 한 명이자 5·18 진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32년생이며 최근 10년 이상 대외 활동이 거의 없었다. 정씨 외에도 상임고문 태반은 3040세대들이 들어보지 못했을 오래된 이름인 데다 사법·정치적 스캔들에 휘말린 전력이 있다. 이들이 김문수 캠프가 지향하는 보수 가치를 대변한다면 고개를 갸웃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선대위는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오랜 지기로 탄핵심판 변호인으로 활동한 석동현 변호사를 시민사회특별위원장에 임명했다. 윤 전 대통령부터 출당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터져나오는 상황에서 오히려 윤의 사람을 끌어들인 것이다.

15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김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20%포인트 이상 뒤진 것으로 나왔다. 매일 1%포인트씩 따라가도 역전이 어려운 판에 공감부족 인사로 잡음을 내고 있으니 딱한 일이다. 일각에선 국힘의 시선이 대선이 아니라 그 이후에 맞춰져 있다고 보기도 한다. 영남 기반 정당으로 계속 살아남기 위해 중도확장보다는 보수층 결집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좋지 않은 생각이다. 국힘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 못지않게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관성대로 살아가겠다는 계산은 생존을 보장하지 못할뿐더러 보수 혁신을 가로막아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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