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월평균 방문 고객 숫자는 800만명을 밑돌았다. 5대 은행이 관련 수치를 집계한 이후 800만명 선이 무너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행 점포에 직접 방문해 업무를 보는 사람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디지털이다. 현금 수요가 확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이 최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35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발표한 '2024년 지급수단·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지급 수단 중 현금 비중은 15.9%로 신용카드(46.2%)는 물론 체크카드(16.4%)에 비해서도 처졌다. 사람들은 은행을 찾지 않지만, 그렇다고 은행들이 점포를 없애기도 쉽지 않다. 농협은행이 오는 7월 1개 출장소 문을 닫는 것 외엔 아직 예정된 게 없다.
은행들은 지점을 두는 것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현지에 필요한 인력을 두는 게 가장 큰 부담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공공기관인 우체국을 통한 통합 점포 운영이나 편의점·대형마트 등 비금융법인의 업무 대체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일단 올 7월부터 은행대리업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고 시범 운영을 시작하기로 한 상태다.
일부 은행에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무인 점포 운영 확대도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은 무인형 점포인 '디지털라운지'를 현재 77개 운영 중인데, 이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 점포를 한 곳에 고정하지 않고 '찾아가는' 이동 점포도 대안이다. 하나은행은 금융취약계층인 고령층과 외국인, 소상공인을 직접 찾아가는 '움직이는 하나은행'을 배치할 계획이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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