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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미안용산’ 일부 면적 신고가라는데…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조금씩 살아나는 서울 오피스텔 시장

  • 강승태 감정평가사
  • 기사입력:2025.05.13 21:00:00
  • 최종수정:2025-05-13 13: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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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살아나는 서울 오피스텔 시장

올해 1분기 전국 오피스텔 월세가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서울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오피스텔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몇 년 동안 오피스텔은 수익형 부동산 시장 침체, 주택 수 포함 등 세제 문제 등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침체됐다. 최근 금리가 조금씩 하락하고 공급 부족 등 영향으로 임대수익률이 상승하면서 모처럼 오피스텔 시장이 온기를 찾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오피스텔 월세는 전분기보다 0.49% 올랐다. 2021년 3분기(0.54%) 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수도권(0.51% → 0.56%)은 오름폭이 확대됐으며 지방(-0.02% → 0.2%) 역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서울 등 주요 지역은 월세 물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공급 물량도 많지 않아 일부 오피스텔은 매매 가격도 조금씩 오르는 추세다. ‘공급 부족 → 월세 상승 → 임대수익률 상승 → 매매 가격 상승’이라는 전형적인 오피스텔 가격 상승 공식이 만들어지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이 전국적으로 확대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공사비 상승으로 오피스텔 공급 물량은 당분간 줄어들 것은 분명하지만 서울을 제외하면 나머지 지역에서는 월세 상승이 매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역시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지역별, 상품별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서울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3번 출구로 나와 고개를 돌리면 래미안용산더센트럴 오피스텔이 눈에 확 들어온다. (윤관식 기자)
서울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3번 출구로 나와 고개를 돌리면 래미안용산더센트럴 오피스텔이 눈에 확 들어온다. (윤관식 기자)

서울 오피스텔 3개월 연속 상승

4월 들어 중대형 중심 상승폭 커져

서울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3번 출구로 나와 고개를 돌리면 2개동이 하나로 연결된 멋진 건물이 눈에 확 들어온다. 동 사이를 연결한 ‘스카이브릿지’가 인상적인 이 건물은 바로 래미안용산더센트럴(이하 래미안용산) 오피스텔이다. 2017년 준공한 준신축 오피스텔로 총 2개동, 782가구로 구성됐다.

래미안용산은 서울 새 여러 오피스텔 중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탁월한 입지다. 4호선 신용산역 초역세권에 위치했으며 1호선과 경의중앙선 등이 환승하는 용산역도 도보 5분 거리다. 용산구에서도 가장 한가운데 위치해 서울에서 가장 입지가 좋은 오피스텔 중 하나로 꼽힌다.

면적 구성은 일반적인 오피스텔과 다르다. 가장 작은 면적이 전용 42㎡, 가장 큰 면적은 84㎡로 구성됐다. 전용 30㎡ 미만 원룸 형태 소형 면적이 아예 없다. 외관 또한 근사하다. 스카이브릿지 외에도 외관은 전면 통유리로 구성돼 밖에서 보면 웅장하면서도 세련됐다는 느낌을 준다. 여러 요인으로 인해 래미안용산은 1~2인 가구나 오피스텔 투자자가 가장 갖고 싶어 하는 부동산 중 하나로 꼽혔다.

래미안용산에서 일부 면적 신고가 거래가 이뤄져 투자자의 많은 관심을 모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래미안용산 전용 71㎡(19층)가 14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 최고가다. 종전 최고가는 2021년 5월 13억7000만원이었으며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가격(13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14억원을 돌파했다. 해당 타입은 전용 71㎡지만 방 2개와 거실, 주방 등으로 구성됐다. 전형적인 1~2인 가구를 위한 상품이다.

래미안용산은 2021~2022년 대부분 타입에서 신고가를 기록한 후 조금씩 보합 혹은 하락 추세였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전고점과 비교해 80~90% 수준으로 시세가 형성됐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을 회복하면서 지금은 거의 전고점 수준에 근접했다.

다른 타입 역시 조금씩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방 1개, 거실 1개로 구성된 전용 49㎡는 올해 3월 8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종전 최고가는 2022년 5월 8억5000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이번 거래에 대해 부동산 업계는 두 가지 관점에서 의미를 부여한다.

전반적으로 오피스텔 시장이 위축됐다고 하지만 서울 오피스텔 시장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각종 통계 자료를 봐도 전국적으로 오피스텔 매매 시장은 하락 추세지만 서울만 예외다.

KB부동산 4월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3월 대비 0.01% 하락했다. 수도권은 0% 보합세를 유지했으며 5개 광역시는 0.11% 떨어졌다. 전국적으로 오피스텔 매매 가격은 2023년 10월 0.02% 상승한 이후 18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보합세로 전환되기도 했지만 이후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오피스텔 월세는 조금씩 오르는 추세지만 아직까진 매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다. 반면 서울은 중대형 면적을 중심으로 3월 대비 0.14% 오르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4월에는 상승폭이 부쩍 커지면서 지난 몇 년과 다른 시장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KB부동산 측은 “오피스텔이 아파트 대체재 성격을 띠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수준 규모와 내부 구조를 갖춘 대형 면적 위주로 매매 가격 상승률이 확대됐다”고 설명한다.

두 번째는 오피스텔도 입지나 구조, 준공 연도 등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래미안용산과 같이 서울에서도 핵심 지역에 위치한 신축 오피스텔은 여전히 대기 수요가 있다. 호가도 잘 떨어지질 않는다. 래미안용산뿐 아니라 서울 내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브라이튼여의도(2023년 준공)’ 전용 29㎡는 올해 1월 6억4000만원(33층), 2월 6억7000만원(40층)에 거래됐다. 급기야 3월에는 32층 매물이 7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처음으로 7억원을 돌파했다. 4월에도 같은 면적 매물이 7억1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브라이튼여의도는 서울 지하철 5호선과 9호선 환승역인 여의도역과 5호선 여의나루역 사이에 위치했다. 여의도에서 보기 드문 신축 오피스텔이란 점에서 꾸준히 인기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오피스텔 시장 전망은

공급 부족 분명하지만 수요 많지 않아

오피스텔 시장이 서울을 중심으로 조금씩 살아나고 있긴 하지만 향후 전망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오피스텔은 감가상각에 취약한 상품이다. 자본적인 이득을 취하기 어렵다.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지고 각종 규제가 많다는 점 역시 걸림돌이다. 양도소득세나 취득세 등을 산정할 때 오피스텔은 여전히 주택 수에 포함된다.

결국 용산이나 여의도, 강남 등 핵심 입지에 위치한 신축 오피스텔을 제외하면 오피스텔 가격 상승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주택 수 제외 등 강력한 규제 완화가 없으면 시장이 완전히 살아나긴 쉽지 않은 구조”라며 “오피스텔은 매매를 통한 단기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월세 수익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만 오피스텔 공급 물량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2023년 5만5948가구에서 올해 3만2916가구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앞으로 공급량은 더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수도권에서 공급된 오피스텔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1분기 서울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 오피스텔 공급 물량이 없는 이유는 여럿 있다. 전반적인 수요 감소와 함께 공사비 상승 등이 1차적인 원인이다. 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융통이 원활하지 않은 점 역시 오피스텔 공급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원인은 단시간 내 해소되기 어려운 문제인 만큼 당분간 오피스텔 공급량이 획기적으로 증가하긴 어려워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전형적인 수익형 부동산으로 임대수익률 상승과 함께 투자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격이 오르기 힘든 구조”라면서도 “오피스텔 공급 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만큼 기존 오피스텔 중 2015년 이후 준공한 준신축 오피스텔이나 핵심 지역에 위치한 오피스텔은 희소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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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태 감정평가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9호 (2025.05.14~2025.05.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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