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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철밥통 KRX 긴장…NXT, 4주만에 점유율 15% 뺏었다

800개 종목 거래 가능해진 날 점유율 16.25%…KRX는 역대 최저치 낮은 수수료, 거래 시간 확대…국내 증시 70년만 ‘선택의 여지’ 생겨

  • 지유진
  • 기사입력:2025.04.02 17:33:46
  • 최종수정:2025.04.02 17: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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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개 종목 거래 가능해진 날 점유율 16.25%…KRX는 역대 최저치
낮은 수수료, 거래 시간 확대…국내 증시 70년만 ‘선택의 여지’ 생겨
지난 2월 28일 서울 여의도 넥스트레이드 . (사진=연합뉴스)
지난 2월 28일 서울 여의도 넥스트레이드 . (사진=연합뉴스)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가 출범 한 달 만에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70년 가까이 유일한 주식 거래 플랫폼이었던 한국거래소(KRX)의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했다. 국내 증시 역사상 처음으로 ‘거래소 간 경쟁 체제’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31일 넥스트레이드는 거래 가능한 종목 수를 800개로 확대하며 사실상 완전체로 자리 잡았다. 이날 한국거래소의 시장 점유율은 83.7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넥스트레이드는 최고치인 16.26%를 달성했다. 당일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대금은 2조5749억원에 달했다.

출범 초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설정됐던 전체 거래량 15%, 단일 종목 거래량 30%의 제한 기준도 이날 일부 초과했다. 6개월 평균 기준을 만족한 것은 아니지만 완전체로 탈바꿈한 첫날부터 가능성을 입증한 셈이다.

넥스트레이드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 2조원을 넘긴 지도 이미 일주일 이상 지났다. 지난달 24일부터 31일까지의 평균 일일 거래대금(프리마켓·정규마켓·애프터마켓 포함)은 2조1247억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점유율도 13.95%로 10%를 상회했다. 출범 초기 0.1%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한 달도 안 돼 1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1956년 설립 이래 국내 모든 주식 거래를 독점해온 한국거래소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존 거래소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만 거래를 허용했던 것과 달리, 넥스트레이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거래 시간을 대폭 확대했다. 직장인이 출퇴근길에 투자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투자자 편의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보다 20~40% 낮은 매매 체결 수수료를 적용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존 한국거래소 독점 체제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선택의 여지’가 생겨난 셈이다.

독점 체제를 견제하기 위해 여러 거래소를 운영하는 흐름은 해외 시장에서 이미 보편적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미국에는 무려 65개, 유럽에는 142개의 대체거래소가 운영 중이다. 미국만 해도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 IEX 등 다양한 거래소가 경쟁하며 공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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