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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선·GTX 들어올 동북 최대 주거지

장위뉴타운은 천지개벽 중

  • 조동현
  • 기사입력:2025.03.11 21:00:00
  • 최종수정:2025-03-11 11: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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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위뉴타운은 천지개벽 중
입주를 앞둔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 4구역 ‘장위자이레디언트(사진 뒤쪽)’와 공사가 진행 중인 6구역 ‘푸르지오라디우스파크’ 공사 현장(앞쪽). (윤관식 기자)
입주를 앞둔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 4구역 ‘장위자이레디언트(사진 뒤쪽)’와 공사가 진행 중인 6구역 ‘푸르지오라디우스파크’ 공사 현장(앞쪽). (윤관식 기자)

# 서울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 3번 출구에서 나오자마자 막바지 마감 공사가 한창인 신축 아파트 단지가 뜬다. 장위4구역을 재개발한 ‘장위자이레디언트’다. 올 3월 입주를 시작한다. 4구역에서 돌곶이로를 따라 석계역 방향으로 걸으면 이번에는 장위6구역이 모습을 드러낸다. 높은 펜스 너머로 크레인들이 철골 구조물을 조립하며 바삐 움직인다. ‘푸르지오라디우스파크’가 들어설 예정인 이곳은 1·6호선 석계역이 가까운 더블 역세권이다. 다시 돌곶이역 쪽으로 돌아와 4구역 서쪽을 바라보면 이주와 철거를 마친 10구역에 공사를 위한 펜스가 설치돼 있다.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장위뉴타운 동쪽 구역들은 신축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며 어엿한 주거지로 자리 잡는 중이고 사업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던 서쪽 구역도 부지런히 재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며 따라잡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최대 규모 뉴타운으로 꼽히다 구역 절반이 해제돼 ‘반쪽짜리 뉴타운’이라는 오명을 얻었던 장위뉴타운이 활기를 되찾고 천지개벽 중이다. 재개발을 추진한 구역 상당수가 사업을 마쳤고 곧 집들이를 시작할 구역과 공사가 한창인 구역도 있다. 구역이 해제됐던 곳들도 개발을 다시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모양새를 갖춰가는 모습이다.

원래 장위뉴타운은 서울 성북구 장위동 일대 186만7000㎡의 땅을 15개 구역으로 나눠 아파트 2만3846가구를 짓는 계획으로 출발했다. 2005년 뉴타운에 지정될 당시만 해도 서울시 35개 뉴타운 중 최대 규모라 기대가 높았다.

사업이 빨랐던 장위뉴타운 동쪽 지역은 일찌감치 새 아파트로 탈바꿈했다. 꿈의숲코오롱하늘채(2구역·2017년 10월 입주),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1구역·2019년 6월 입주),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5구역·2019년 9월 입주), 꿈의숲아이파크(7구역·2020년 12월 입주) 등이 잇달아 사업을 마쳤다.

하지만 2008년 말 금융위기가 닥치며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자 뉴타운을 계속 추진하자는 주민과 사업성이 없다며 그만두자는 주민 사이에 갈등이 계속됐다. 그렇게 2014년 장위12구역을 시작으로 8·9·11·13·15구역이 뉴타운 사업을 접었다. 장위뉴타운 대지 규모는 절반인 91만8901㎡로 쪼그라들었고 서울 ‘동북권’ 최대 뉴타운이라는 타이틀만 간신히 유지했다.

그러다 최근 장위뉴타운 해제 구역에 변화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8·9구역은 공공재개발로 기사회생했고 15구역은 정비구역 해제 무효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다시 재개발 추진이 가능해졌다. 해제를 피해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온 곳들도 입주를 앞뒀거나 공사가 진행되면서 뉴타운 일대 분위기를 바꿔놓고 있다.

사진설명

뛰는 4·6구역, 따라잡는 10구역

8·9구역은 공공재개발로 기사회생

최근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곳은 4구역, 6구역, 10구역이다. 공사비 인상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4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2월 18일 시공사인 GS건설과 공사비 305억원을 인상하기로 14개월 만에 협상을 마쳤다. 4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 갈등으로 입주가 지연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시공사와 공사비 인상을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하 3층~지상 31층 31개동, 2840가구 규모로 신축된 장위4구역 ‘장위자이레디언트’는 올 3월 입주를 시작한다.

6구역은 지난해 7월 일반분양을 마쳤다. 이곳엔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아 최고 33층짜리 아파트 15개동, 전용 39~105㎡ 1637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는다. 1·6호선 환승역인 석계역 역세권이라 분양 전부터 관심이 높았다. 전용 84㎡ 기준 일반분양가가 12억1100만원에 책정됐는데도 평균 35.1 대 1, 최고 64.6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사랑제일교회 용지가 포함돼 있어 사업이 속도를 못 냈던 10구역은 올 하반기에 착공도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 7월 교회를 제외한 변경된 정비계획안이 확정되면서 본격적인 재개발이 시작됐다. 장위10구역은 6호선 돌곶이역 가까운 입지에 지하 5층~지상 35층 규모 아파트 2004가구(임대 341가구 포함)를 짓는 사업이다. 10구역 조합은 올해 9~10월 착공을 계획 중이다. 10구역 조합 관계자는 “사랑제일교회를 제척하고 촉진 계획도 변경해 더 이상 이해관계가 없다”며 “조합원들은 착공만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때 해제 구역이었던 8구역과 9구역은 공공재개발을 통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들 구역은 장위뉴타운 중앙부에 위치한 데다 사업지 대부분이 평지로 이뤄진 게 큰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8구역에 2846가구, 9구역에 2230가구가 각각 계획됐다. 8구역의 경우 주민대표회의가 지난 2월 20일 삼성물산에 우선협상대상자 통보 공문을 발송하는 등 시공사 선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4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장위9구역 공공재개발은 3월 10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했다.

장위15구역은 2022년 3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15구역은 2018년 5월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다가 2021년 1월 서울시를 상대로 한 정비구역 해제 무효 소송에서 승소하며 부활했다. 15구역은 6호선 상월곡역과 맞닿아 있는 초역세권이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3318가구 규모 대단지가 들어선다.

장위11·13구역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성북구청은 지난해 ‘장위뉴타운 해제 구역 개발 방향 수립용역’을 발주했다. 장위11구역과 13구역이 주요 대상지다. 특히 장위뉴타운에서 가장 면적이 넓지만, 소유주가 많아 오히려 사업의 걸림돌이 됐던 13구역은 13-1구역과 13-2구역으로 나뉘어 재지정됐다. 13-1구역은 2828가구, 13-2구역은 2383가구 단지로 조성될 계획이다. 여기에 앞서 가로주택으로 노선을 정한 4개 구역까지 총 6개 구역으로 개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정비 업계에 따르면 13-1구역과 13-2구역은 신속통합기획을 통한 재개발을 계획한다.

뉴타운 사업이 속도를 내는 것 외에도 장위뉴타운에는 호재가 많다. 가장 큰 호재는 ‘교통망 개선’이다.

장위뉴타운은 규모에 비해 부족했던 대중 교통망이 최대 단점으로 꼽혀왔다. 현재는 6호선이 뉴타운 남쪽을 지나는 게 전부지만, 2027년 동북선 경전철이 개통하면 도심·강남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동북선은 왕십리역(2·5호선·수인분당선·경의중앙선)에서 출발해 제기동역(1호선), 고려대역(6호선), 미아사거리역(4호선), 월계역(1호선), 하계역(7호선), 상계역(4호선)까지 장위뉴타운 북쪽을 관통하는 노선이다. 여기에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C노선이 1호선 광운대역을 경유하게 되면 장위뉴타운 북쪽 지역도 수혜를 입게 된다.

이런 기대감이 반영된 덕분에 최근 부동산 시장이 주춤한 상황에서도 장위뉴타운 시세는 꾸준히 오름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장위자이레디언트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해 말 13억2103만원(21층)에 실거래된 이후 최근 13억~14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최초 분양 당시 분양가가 9억500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4억원 가까이 시세가 오른 셈이다. 같은 단지 전용 59㎡가 지난 3월 2일 10억5500만원(27층)에 팔렸고, 직전 거래는 11억원(17층)에 이뤄졌다. 푸르지오라디우스파크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해 11월 말 12억8020만원(23층), 올 1월 11억9608만원(26층)에 팔린 뒤 최근 12억원 중후반에 매물로 나와 있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장위뉴타운은 역세권 입지를 갖춘 대단지 신축 단지가 많아 전반적으로 주거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며 “4구역과 6구역처럼 지하철역과 가까운 구역은 물론, 개통 예정인 동북선 인근 단지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조동현 기자 cho.donghyu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0호 (2025.03.06~2025.03.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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