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이 끝나면 새내기 유권자 교육이 많아진다. 학생들은 유권자의 무게와 선거의 의미를 배우고 공약을 만들어 보거나 모의투표를 경험해 본다. 필자는 교육을 시작할 때 학생들에게 민주주의의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그동안 학습을 통해 배우고 정치 현실을 지켜보면서 느꼈던 민주주의의 참뜻을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학생과 국민이 피로 저항하며 지켜낸 산물이다. 역사적인 4·19 혁명의 도화선은 대학생이나 어른들이 아닌 고등학생들이 불을 붙였다. 당시 고등학생들은 민주주의를 지켜내자는 구호를 앞세우며 총칼에 맞섰다. 4·19 정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발전을 거듭해 올 수 있었다.
민주주의는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는 제도다. 주권이란 국가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력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 권력은 유권자로서 소중한 한 표로부터 시작된다. 유권자인 나를 대신하여 국가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대리인을 뽑는 것이 선거이다.
민주시민 교육이 필요한 것은 우리가 왜 민주주의를 지켜내야만 하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작은 학교 교육이다. 교육을 통해 배우고 익히고 깨우치며 토론을 통해 정립해 나가야 한다.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가짜뉴스를 구별하고 균형감을 가지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성장은 교육에서 시작된다는 가르침을 주었다. 새내기 유권자의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 정립은 대한민국 미래를 향한 민주주의의 토양이 되기 때문이다. 내년 선거연수원 민주시민교육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학교들이 민주주의와 선거의 의미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유의태 선거연수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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