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소산업 한일 협력'을 주제로 발표한 김동욱 부사장은 한일경제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수소 기술은 초기 투자와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며 "개별 기업·국가보다는 여러 기업과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 양국은 모빌리티 수소시장 확대 등에서 협력할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대차와 도요타는 전 세계 수소차시장을 이끌고 있는데 최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동욱 부사장은 양국이 협력해 수소충전소 확충과 공동 공급망 구축을 추진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수소 충전소는) 한일 공동의 노력을 통한 기술 표준화·공용화가 중요하다"며 "호주나 칠레 같은 수소 수출국으로부터 구매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 수소 공급망을 공동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동욱 부사장은 "수소는 한국과 일본이 글로벌 표준을 만들 수 있다"며 "제품 단계에서의 협력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영 대표는 제약·바이오 연구개발(R&D)에서의 협력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중국과 인도가 원료 의약품뿐만 아니라 R&D 분야에서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며 "한일 협력 방향을 R&D로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빠른 의사 결정과 일본의 신약 개발 노하우를 언급하며 "장점이 합쳐져 R&D 협력이 이뤄진다면 굉장히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은 이날 오후 열린 2세션에서 한일 미래협력 5대 전략 과제로 △AI·조선 협력 △저출생·고령화 대응 △청정에너지 협력 △중장기적 경제연대 강화 △인적 교류 확대를 꼽았다. 김창범 부회장은 "한국은 AI 개발 역량 세계 3위, 일본은 AI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세계 5위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상호보완적 협력이 가능하다"며 "현대차와 도요타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동 개발하고, NH농협생명과 일본 요양 기업이 협력했던 사례처럼 실버 산업과 로봇기술을 중심으로 양국이 성장 동력을 공동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과 한일이 부품·모듈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조립하는 '한·미·일 연계 분산형 조선소 모델'도 제안했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 겸 서울·도쿄 포럼(SETO포럼) 이사장은 한일판 '에라스무스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이 제도는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대학생 교환·협력 프로그램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대학 간 학점 교류, 공동학위 프로그램 등이 있다. 그는 "부산과 후쿠오카를 연결해 인구 500만명의 국제 특구도 설립해보자"며 "양국 경제단체들이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구직자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세션의 한국 측 좌장을 맡은 염재호 태재대 총장은 "한국과 일본이 협력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며 "지일파와 지한파를 만들기 위한 연구비 지원이나 장학 사업도 이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일본 측 좌장 사토 다이스케 교도통신 편집위원은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경쟁력과 한국이 가진 빠른 문화가 결합하면 큰 파괴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환 재계전문기자 /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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