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과정에서 반납하는 일본 주요 3개 노선의 대체 항공사가 7월 최종 확정된다. 앞서 일본 경쟁당국인 공정취인위원회(JFTC)가 통합에 따른 독과점 우려 해소를 위해 지난해 말 내린 시정 조치에 따른 절차다.
노선별로 계약 우선권을 가진 대체 항공사가 미리 배정돼 있으며, 사업계획서를 받아 7월 말까지 슬롯(slot) 양도 계약을 체결한다. 실제 운항은 항공사 동계 스케줄 시작일인 10월 26일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슬롯은 1주일을 기준으로 항공사가 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이착륙 가능 시간대(횟수)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해당 시간대에 공항에서 운항을 허가받은 권리인 셈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가 운항 중인 인천~오사카(간사이), 인천~후쿠오카와 대한항공 계열 LCC인 진에어가 운항하는 부산~삿포로(신치토세) 등 3개 노선의 항공 슬롯이 대부분 대체 항공사들로 이전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운항이 겹치는 7개 일본 노선(서울~오사카·삿포로·나고야·후쿠오카, 부산~오사카·삿포로·후쿠오카)의 일부 슬롯을 대체 항공사에 양보해야 한다. 이번 3개 노선 외 나머지 노선도 순차적으로 배분될 예정이다.
먼저 아시아나가 운항 중인 인천~오사카 노선은 기존 하루 총 4편 중 3편, 즉 슬롯 21개가 대체 항공사로 이전된다. 이 노선의 우선권은 일본 대표 LCC인 피치항공에 주어졌다. 인천~오사카 노선은 지난해 연간 이용객이 440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공항발 국제선 노선 중 1위를 기록한 인기 노선이다. 평균 탑승률도 90%에 가깝다. 피치항공은 오사카 간사이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일본 최초의 LCC다.
인천~후쿠오카 노선은 기존 하루 3편 중 2편을 이전한다. 배분 우선권은 국내 저비용항공사 이스타항공이 확보했다. 해당 노선 역시 저렴한 항공권, 짧은 비행 거리(약 1시간30분) 덕분에 인기가 높다. 지난해 기준 연간 이용객이 338만명 수준으로 국제선 중 상위권을 기록했다.
이번 재배정으로 아시아나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인천~오사카·후쿠오카 양 노선을 합친 이용객이 지난해 기준 108만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전이 완료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양 노선을 하루 1편씩만 남겨놓게 된다. 대한항공은 현재 인천~오사카 일 4편, 인천~후쿠오카 일 3편을 운항 중이다.
다만 가장 관심이 높은 인천~오사카 노선을 외항사인 피치항공이 사실상 확보하면서 국내 LCC업계에선 아쉬운 결과라는 반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체 항공사는 JFTC가 해당 노선 기존 점유율 등 자체 기준으로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 교통당국이 국내 LCC를 위해 더 적극적인 협상에 나섰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