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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환장”…외국인에게도 먹히는 K떡볶이 ‘이커머스 대전’ [떴다! 기자평가단]

  • 박홍주
  • 기사입력:2025.05.28 10:17:33
  • 최종수정:2025.05.28 10: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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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 출처=픽사베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 출처=픽사베이]

2025년 한국을 설명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음식이 있다면 떡볶이다. 달짝지근하고도 매콤한 중독성, 라면·만두·계란 등 그 어떤 식재료도 품을 수 있는 넉넉함, 젊은 층을 필두로 이제는 해외까지 드높아진 위상 등 어느 면에서 보나 떡볶이의 존재감은 우뚝하다.

물론 ‘K푸드’라는 커다란 간판에는 수많은 음식들이 저마다의 점을 찍고 획을 그어왔다. 누구나 좋아하는 달콤한 맛의 불고기, 섞어 먹는 체험이 있는 비빔밥, 한국 정체성의 상징과도 같은 김치까지. 그럼에도 떡볶이는 한국인의 ‘솔(Soul)푸드’이자 해외에서도 먹히는 대표적인 음식이 됐다. 요리를 안 하는 사람이라도 떡볶이 정도는 라면처럼 해먹는 경우가 많고, 각종 대형몰이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전국 각지의 맛집을 수소문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집에서 클릭 한 번으로 주문해 먹을 수 있는 이커머스 업체들의 대표 떡볶이 경쟁이다. 쿠팡·컬리·SSG닷컴 등 자체 상품군을 보유한 이커머스 세 곳에서 각자의 간판 상품을 비교했다. 떡볶이라는 음식에도 국물이냐, 밀떡·쌀떡이냐, 매운 떡볶이냐 등 세부 분야가 있지만 국민 통합 차원에서 세세한 차이는 덮어두기로 했다. 업체마다 가장 자신 있는 떡볶이를 단 하나씩 추천했다.

평가에 참여한 매일경제 기자들은 “세 가지 떡볶이 모두 종류가 달라 순위가 전부는 아니다”며 “본인 입맛에 맞는 떡볶이를 찾아내는 데 참고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1위는 SSG닷컴의 ‘고사리 누들떡볶이’가 차지했다. 평가에 참여한 4명 중 3명에게서 최고점을 받았고, 그중 2명이 만점을 줬다. 압도적인 게임이었다.

이 상품은 서울 중구 신당동의 채식(비건) 맛집으로 유명한 ‘고사리 익스프레스’와 손잡고 지난달 출시한 가정간편식(HMR)이다. 청년 푸드트럭 출신 김제은 셰프가 운영하는 이 식당은 고사리를 비롯한 제철 채소를 활용한 면 요리가 방문객들의 호평을 얻어 신당동 중앙시장의 명소로 자리 잡기도 했다.

고사리 누들떡볶이는 쫄깃한 누들떡에 국산 고사리로 만든 오일 소스와 꽈리고추를 더해 매콤한 풍미를 완성했다.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 가벼운 한 끼를 원하는 소비자부터 채식주의자까지 다 적합하다. 냄비 또는 팸에 재료를 모두 넣고 3분간 끓이면 쉽게 만들 수 있다.

이 상품에 만점을 준 김금이 기자는 “떡이 가장 쫄깃한 편이고 꽈리고추의 씹히는 맛의 조합이 일품”이라며 “맵찔이로서 많이 맵지 않게 떡볶이를 즐길 수 있어 좋다”고 극찬했다. 김시균 기자는 “맵지도 짜지도 않고 건강식으로 한 그릇 잘 먹은 느낌”이라고 호평했다.

다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고추장·고춧가루 기반의 떡볶이와 다르다는 점은 유의점으로 꼽혔다. 이효석 기자는 “정통 떡볶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생소한 요리일 수 있다”고 짚었다. 김효혜 기자는 “기본적으로 간장 떡볶이 맛인데 좀더 감칠맛이 나고 누들 형태라 술술 넘어가는 식감이 일품”이라면서도 “프라이팬에서 익히는 내내 저어야 해서 번거롭고, 양에 비해 칼로리가 높아 살이 찌기 쉽다”고 말했다.

2위는 컬리의 ‘애플하우스 즉석떡볶이’가 차지했다. 고사리 떡볶이처럼 지역 맛집과의 결합으로 만든 상품이다. 애플하우스는 1986년부터 서울 강남 지역에서 영업을 시작해 인기를 끈 분식점이다. 고추장 소스에 춘장을 더해 꾸덕한 양념의 떡볶이와 고추장에 버무린 무침 군만두가 시그니처 메뉴다. 이 제품은 지난해 7월 컬리에 단독 상품으로 입점한 지 3개월 만에 월평균 매출이 1억5000만원을 달성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제품에 최고점을 준 이 기자는 “어묵·쫄면·떡·양배추 등의 식재료를 모두 포함시켜 놀랍다”며 “적당한 매운맛과 단맛, 1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극강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푸짐한 양 모두 좋다”고 극찬했다. “학교 앞 오래된 분식집의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맛”이라고도 덧붙였다.

김효혜 기자는 “마늘과 춘장으로 만든 비법 소스가 알싸하면서도 달콤한데, 사람에 따라선 너무 달게 느껴질 수 있다”며 “떡볶이를 다 먹은 후 남은 소스에 밥과 김가루, 참기름 등을 넣어 볶음밥으로 먹으면 별미”라고 평가했다. 김금이 기자는 “상품의 특색이 덜하고, 먹다 보면 물려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쿠팡의 ‘곰곰 국물떡볶이’가 차지했다. 말랑하고 쫀득한 쌀떡을 사용했고, 국물이 넉넉해 어묵·양배추 등 다양한 부재료를 추가해 즐길 수 있다. 60년 전통의 떡과 면을 만들어온 경주의 ‘미정당’과 협업해 만들었고 출시 1년6개월여 동안 13만개 이상 판매됐다.

김효혜 기자는 “전자레인지나 간단한 조리로 빠르게 준비할 수 있어 바쁜 일상에 적합하다”며 “매운맛이 과하지 않고 떡이 쫄깃하고 부드럽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최저가 기준으로 1개에 3000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하다”며 높은 가성비를 호평했다.

다만 높은 가성비만큼이나 구성이 너무 단출하다는 지적이 다수 나왔다. 이 기자는 “동결 건조파가 너무 부실해 있는 줄도 모르겠는 수준”이라며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컵 떡볶이를 양만 늘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금이 기자도 “떡, 파, 소스로만 이루어져 재료가 부실한 감이 있으니 기호에 맞게 추가해 먹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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