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일본에서 배달 서비스를 선보인 지 4개월 만에 서비스 지역을 3배가량 확장했다. 쿠팡은 지난 1월 일본에서 음식 배달 서비스 '로켓나우'를 선보였다. 당시 도쿄도 내 3곳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는데 이달 초 도쿄도 내 10곳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쿠팡 일본법인 'CP One Japan' 측은 "서비스 시작 후 1개월 만에 1500개 이상의 음식점이 가입했다. 가맹점은 로켓나우 입점 후 단 2주 만에 매출이 400% 상승했다"며 입점 가게를 대대적으로 모집 중이다. 후발 주자인 쿠팡이 빠르게 성장하는 비결은 파격적인 무료 혜택이다. 배달비와 입점업체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경쟁 업체와 달리 쿠팡은 '무료 혜택'을 내세운다.
로켓나우는 "몇 번을 배달시켜도 배달비는 무료"라며 이용자를 모집하고 있다. 첫 회원 가입 시 4000엔, 친구 초대 시 5000엔 등 풍성한 쿠폰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무료 서비스를 내세워 점유율을 늘리는 파괴적 방식이 쿠팡의 주특기"라면서 "국내에서 성공한 노하우를 그대로 해외에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쿠팡은 지난해 국내에서도 전국 '무제한 무료 배달'을 개시해 음식 배달 앱 쿠팡이츠를 급성장시켰다. 쿠팡이츠는 쿠팡 유료 멤버십 '와우회원'에게 적용되는 무료 배달 서비스다.
쿠팡은 기존에 수도권과 광역시 위주로 무료 배달을 적용했지만 지난해 5월 전국적으로 지역을 확대했다. 배달비가 건당 5000원씩 치솟던 상황에서 '전국 무료 배달' 파격 조건에 쿠팡이츠는 가입자가 급증했다. 그 결과 쿠팡이츠 가입자는 1년 새 320만명 가까이 늘어 1000만명(월간 앱 사용자)을 돌파했고, 1위 업체 배민(2100만명)과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적자를 감수하면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는 실행력은 OTT 시장에서도 두드러진다. 여전히 국내 1위는 넷플릭스(월간 이용자 1387만명)지만, 쿠팡(792만명)은 3년 새 이용자가 2배 이상 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PL 등 인기 스포츠 국내 독점 중계권, 자체 예능 프로그램, HBO 오리지널 콘텐츠가 강점이다. 기존에는 쿠팡 유료 멤버십 와우회원에게만 무료로 제공했지만, 이달 초 와우회원이 아니더라도 광고를 보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확대했다.
쿠팡은 커머스 외에 신성장 부문을 더욱 키운다는 전략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커머스 외 다양한 사업이 로켓와우 멤버십 가치를 높여 쿠팡 서비스 생태계를 완성한다고 평소 강조해왔다. 쿠팡은 글로벌 유통 기업으로 초고속 성장 중이다. 딜로이트그룹의 '글로벌 유통 강자 2025'에 따르면 쿠팡은 한국에서 1위, 글로벌에서는 59위를 차지했다. 2018~2023년 기준 쿠팡의 연평균성장률(CAGR)은 41.1%로 전 세계 유통기업 중 5번째로 높았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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