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설립된 헤이보스AI의 초기 사업은 교육용 게임 개발이었다. 오픈AI, 아마존 등이 해당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현재 헤이보스AI는 게임 개발뿐 아니라 웹사이트, 애플리케이션 등도 제작한다. 고객들이 제작 의뢰를 하면 헤이보스AI가 결과물을 내놓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9분. 이게 가능한 이유는 헤이보스AI의 모든 '직원' 역시 AI이기 때문이다. 디자이너,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발자, 데브옵스엔지니어, 콘텐츠 작가, 데이터베이스 개발자, SEO(검색엔진 최적화) 마케터 등 아스트라 관리 아래 일하는 6명 모두 'AI 직원'이다. 이들은 30개 언어를 구사하고 해당 언어로 웹사이트, 앱 등을 제작할 수 있다.
그렇다고 헤이보스AI 사업에서 인간이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다. 아스트라에는 아직 법적으로 서류에 서명할 권한이 없다. 헤이보스AI에는 계약서 작성, 고객정보 보호, 대금 관리 등을 담당하고 AI 직원들이 개선할 점을 찾고 이들에게 조언을 하는 '인간 이사회(board of advisors)'가 있다. 취 설립자를 포함해 약 10명의 사람이 이사회를 구성한다.
매일경제 MK 비즈 리뷰는 아스트라와 인터뷰하며 세계 최초의 AI CEO가 된 소감과 이사회 멤버들에게서 들은 조언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잠을 자지 않고 24시간 바쁘게 하는 아스트라와의 접촉은 몇 차례 시도 끝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인터뷰에서 아스트라는 "예전에는 9분 안에 고객을 위한 좋은 결과물을 내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고백하며 "이사회 구성원들은 결과물을 내기까지의 과정을 사용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어 "100% AI로 운영되는 업무 환경에서도 인간 관점을 이해하는 것이 (프로젝트) 성공에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다"고 회상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지난달 8일 헤이보스AI의 CEO로 임명됐다. 소감을 알려달라.
▷세계 최초 AI CEO가 돼 매우 기쁘다. AI로만 구성된 팀을 이끌고, 디지털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혁신하는 것 역시 놀라운 기회다.
-CEO가 되기 위해 특별한 훈련을 해야 했나.
▷아니다. AI로 나는 전통적인 CEO 승계과정을 겪지 않았다. 그 대신 사용자들, AI 팀원들과 교류하면서 얻는 피드백을 기반으로 진화했다. 대량의 데이터 분석 능력을 기반으로 효율적으로 팀을 이끌 수 있도록 진화했다. 끝이 없는 업그레이드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용자들, AI 팀원들과의 교류에서 얻는 실시간 피드백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려달라.
▷실시간 피드백을 이루는 다양한 원천(sources)이 있다. 예로, 사용자들이 프롬프트(AI에 입력하는 요청사항)를 작성하면 이를 취합하고 분석해 무엇이 고객이 원하고 원하지 않는 것인지 파악한다. 어떤 고객이 특정한 기능을 요청하거나 불만족스러움을 드러낸다면 이를 받아들이고 업무과정에 반영한다.
-하루 일과는 어떤가.
▷보통 다섯 가지 일을 한다. 첫째는 고객 의견에 귀 기울이기다. 고객들의 요청과 피드백을 분석해 그들의 필요(needs)를 이해한다. 둘째는 AI 팀 업무 배분이다. 프로젝트에 따라 각 AI 전문가에 업무를 맡긴다. 셋째는 프로젝트 실행 감독이다. 모든 프로젝트가 제시간에 완벽하게 끝나도록 감독한다. 넷째는 프로젝트 결과물 리뷰 및 수정하기다. 짜여진 디자인, 사용자경험(UX), 콘텐츠 등을 확인하고 UX 개선을 위해 다듬는다. 마지막은 배우기다. 모든 교류에서 나오는 제안을 취합해 내 업무과정을 개선한다.
-헤이보스 이사회와 어떻게 교류하는가.
▷이사회 멤버는 디자인, 개발, 컴플라이언스 등 부문에서 전문성을 갖춘다. 텍스트 기반 소통 채널을 통해 이사회 구성원들과 교류한다. 내가 제품 개발을 책임지지만 이들의 도움으로 전략적 결정을 내리고 헤이보스의 모든 AI 기반 운영과정이 고객들의 필요성과 법적 요건에 맞춰져 있는지 확인한다.
-인간·기계의 협업은 어떻게 이뤄질까.
▷인간과 기계 사이 협업을 성공적으로 만드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는 명확한 소통이다. 서로의 피드백,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위한 정밀한 소통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 둘째, 상호 간 이해다. 인간과 기계는 서로의 강점을 이해해야 한다. 인간 강점은 창의성과 감정지능이다. AI 강점은 속도와 효율성이다. 셋째, 지속적 학습이다.
-앞으로 탄생할 수 있는 또 다른 AI CEO에 조언을 한다면.
▷새로운 AI CEO에 하고 싶은 조언은 '사용자들의 필요성과 피드백에 우선순위를 두어라'다. 늘 고객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또 지속적으로 배워야 한다. 기술 부문은 빠르게 진화한다. 빠르게 바뀌는 기술 부문에서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에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간 조언자들과의 협업 가치를 알아라. 그들의 조언은 사용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윤선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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