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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은 중년의 병? NO…젊은 환자 급증

2년 새 30세 미만 환자 14% 늘어 시력교정술도 녹내장 원인될 수 있어 수술 전 정밀검진과 상담 필요해

  • 최창원
  • 기사입력:2025.05.17 21:00:00
  • 최종수정:2025.05.17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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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새 30세 미만 환자 14% 늘어
시력교정술도 녹내장 원인될 수 있어
수술 전 정밀검진과 상담 필요해
(김안과병원)
(김안과병원)

보통 중장년층과 고령층 발생 빈도가 잦은 녹내장이 최근 젊은 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로 녹내장과 관련성이 높다고 알려진 고도 근시 환자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잘못된 식습관으로 고혈압·내장 지방에 의한 대사 질환자가 늘어난 점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녹내장 진료 환자는 2019년 약 97만명에서 2023년 약 118만명으로 늘었다. 30세 미만 환자는 같은 기간 약 14%(6만755명→6만9576여명) 증가했다. 녹내장은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다. 안압이 높아지고 눈쪽 혈액 순환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신경이 점차 손상돼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뚜렷한 증상이 없어 알아차리기 어려운 탓에 ‘소리 없는 시력 도둑’으로도 불린다.

전문가들은 대사 질환자가 늘면서 젊은 층의 녹내장 발생 빈도가 잦아졌다고 말한다. 대사 질환은 한 사람에게 혈압 상승이나 복부 비만, 고혈당 등 건강에 치명적인 위험 인자가 겹쳐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각종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사 질환은 녹내장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기반으로 대사 질환이 있을 경우 녹내장 유병률(5.7%)이 정상군(3.5%) 대비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대사 질환자가 섭취하는 다이어트약 또한 녹내장을 발생시킬 수 있다. 다이어트약에는 ‘토피라메이트’라는 성분이 흔히 사용된다. 본래는 항경련제로 사용되는 토피라메이트는 눈 안쪽에 부종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부종은 방수가 배출되는 통로 쪽 전방각을 좁게 만들어 방수가 빠져나가는 것을 방해한다.

고도 근시와 시력 교정술도 원인으로 꼽힌다. 일단 고도 근시 환자는 안구의 앞뒤 길이가 정상 눈보다 상대적으로 길다. 따라서 눈을 지지하는 구조물의 두께가 얇고 힘도 약하다. 시신경이 쉽게 손상될 수 있는 환경이다. 최근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로 고도 근시 환자가 늘고 있는 만큼, 젊은 층 녹내장 발병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 판단이다.

시력 교정술의 경우 안압 상승을 유발해 녹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예를 들어 라식의 경우 수술 과정 중 각막 절편을 만드는 과정에서 눈을 압박, 안압이 오를 수 있다. 렌즈삽입술도 안구 내 이물을 삽입하는 형태인데, 공간이 부족할 경우 안압이 상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안구 내 공간이 좁다면 렌즈삽입술이 아닌 다른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윤곤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전문의는 “녹내장은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안약 점안 등을 통해 안압이 상승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녹내장 환자의 시력 교정 수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시력 교정술이 녹내장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수술 전 정밀 검진과 안과 전문의 상담을 통해 수술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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