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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 4㎏이나 빠졌지만…32년 만의 연극 행복해 [Star&Talk]

연극 ‘헤다 가블러’ 이영애

  • 한현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 기사입력:2025.05.16 12:57:04
  • 최종수정:2025.05.16 12:5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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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헤다 가블러’ 이영애
LG아트센터 제공
LG아트센터 제공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긴 해요. 벌써 몸무게가 4㎏이나 빠졌는 걸요? 그래도 ‘행복한 다이어트’라고 생각합니다.”

배우 이영애(54)에게 32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 소감을 묻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같이 답했다.

지난 5월 7일 LG아트센터는 개관 25주년을 맞아 세계적인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고전 명작, 연극 ‘헤다 가블러’가 막을 올렸다. 사회적 제약과 억압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여성의 심리를 급진적으로 다룬 작품으로 신혼여행에서 막 돌아온 헤다를 둘러싼 36시간을 조명한다.

주인공 헤다 역을 맡은 이영애는 “너무 오랜만에 선 무대라 만족할 만한 완성도는 아니지만, 응원해주시는 분이 많아 감사드린다. 개인적으론 한두 번 더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많은 관심을 보내주신 만큼 더 열심히 해서 공연마다 더 성장하고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은 2시간 30분가량 이어진다. 배우들 표정은 라이브캠을 통해 스크린에 확대돼 관객에게 전달된다.

이영애는 “무대가 넓다 보니 관객들은 스크린으로 우리의 연기를 보게 되는데 이것이 큰 무대의 단점을 메워주긴 하지만 관객과 직접적으로 눈을 보며 연기하는 건 쉽지 않아 조금 아쉽긴 하다”고 토로했다.

“사실 그동안 연극 제의는 중간중간 있었어요. 그때마다 작품을 하고 있는 등 타이밍이 맞지 않아 고사했고, 속으론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어요. 이번만큼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도전해보자 했죠. 대사 잊지 말고, 연습한 대로 차근차근… 매뉴얼대로만 해보자고요(웃음).”

그는 “고민 끝에 용기를 낸 이유는 ‘헤다’라는 여성에 초점이 쏠렸기 때문”이라며 “배우로서 다양한 색을 보여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배우가 가진 고유의 색도 함께. ‘헤다’를 이영애스럽게 풀어낼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떠올려보면서 점점 더 빠져들었다”고 회상했다.

“인물이 갖고 있는 성격이 온전치 못하다 보니 수학 문제 풀듯이 어려웠어요. 답이 옳지 않은 여자라고 말할 수 있거든요. 미지수를 낳는 여자라, 이 여자의 심리를 따라가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관객들과 함께 풀어가는 느낌을 주고 싶었죠. 누구나 깊은 내면 안에 ‘헤다’가 있을 수 있을 테니까요.”

그 용기의 대가는, 도전의, 고뇌의 결과는 값졌다. 이영애는 “힘든 건 맞지만 잘하고 싶은 마음에 더 열심히, 욕심내면서 하게 되고 그게 엄청난 배움이 되더라”라며 “연기를 보는 시야가 트였고, 다른 작품에 임할 때도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 그리고 희망을 얻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무대는 한 번 실수하거나, 뭔가 스스로 만족을 못하면 그 아쉬움이 상당히 큰 거 같다. 그래서 매 순간이 더욱더 소중하다. 연기에 만족한 날엔 (연기를) 잘하지 못했던 공연의 관객들이 다시 찾아와주셨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그 간절함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진심을 전했다.

연극 ‘헤다 가블러’는 오는 6월 8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공연된다. 이영애는 이후 10월 방송 예정인 ‘은수 좋은 날(KBS2)’을 비롯해 ‘의녀 대장금’에도 출연한다.

[한현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han.hyunjung@mkinternet.com]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10호 (2025.05.21~2025.05.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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