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뉴스 로그인mk뉴스 회원가입

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코성형→비염, 피부미용→도수 ‘가짜 실손’에 줄줄 새는 건보 재정

실손 청구·건보 미청구 집중조사 상병 코드 다른데도 보험금 지급

  • 정수민
  • 기사입력:2025.05.15 22:02:56
  • 최종수정:2025.05.15 22:02:56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실손 청구·건보 미청구 집중조사
상병 코드 다른데도 보험금 지급
감사원. (출처=연합뉴스)
감사원. (출처=연합뉴스)

건강보험 재정 누수의 주범으로 꼽히는 실손보험의 허위·과다 청구 의심 사례들이 감사원 감사로 대거 적발됐다.

감사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건강·실손·자동차보험 등의 청구·지급 전수자료 10억 건을 1년 9개월에 걸쳐 분석한 ‘건강·실손·자동차보험 등 보험서비스 이용 실태 감사결과’를 5월 14일 공개했다.

환자가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으면 의료기관은 건보공단에 공단부담금을 청구한다. 환자는 실손보험사에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비용을 청구하는 식으로 보험이 운영된다.

이 과정에서 의료기관은 상병코드, 입원일수 등이 기재된 명세서를 청구서류로 심평원에 제출하고, 환자는 상병코드와 입원일수 등이 적힌 사고증명서를 실손보험사에 제출한다.

그런데 감사과정에서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의 청구정보 중 상병 등이 서로 다르거나, 실손보험만 청구하고 건강보험을 청구하지 않는 행태가 확인됐다.

감사원이 동일 진료에 대해 실손보험 청구 총 3억1300건 중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청구서류가 1대 1 매칭되는 1억1000건을 선별해 상병명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 실손보험 청구 시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청구정보가 다량 불일치하고 있었다.

상병 불일치는 46.5%로 10조6000억원이 지급됐다. 특히 청구된 모든 상병코드 중 일치 항목이 전혀 없는 ‘전체 불일치’의 경우는 31.9%로 실손보험금이 4조8000억원 지급됐다.

이 같은 상병 불일치가 나타나는 이유에는 고지의무 위반, 보상제외 상병 청구, 신의료기술 청구 등이 있었다.

실손보험 가입 시 암, 당뇨 등 고지의무가 있는 10대 병력을 실손보험사에 알리지 않은 가입자가 건강보험에는 10대 병력으로 청구하면서 실손보험에 다른 병명으로 청구한 경우가 154만건, 실손보험금이 5232억원 지급된 사례가 확인됐다.

실손보험 약관상 보상이 제외된 정신질환, 비만 등과 관련, 건강보험에는 해당 상병으로 청구하고 실손보험에는 상병명을 변경해 청구한 102만 건(실손보험금 1814억원)도 확인됐다.

또한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실손보험은 청구됐으나 건강보험은 청구되지 않은 사례가 730만건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환자가 실손보험금 2조3714억원을 청구해 지급됐는데, 건강보험금 2조2473억원은 의료기관이 청구하지 않아 지급되지 않았다.

감사원은 실손보험 청구 건 대비 건강보험 미청구 비율이 높은 의료기관 7071곳 가운데 1123곳을 표본 추출한 결과 보험 사기로 의심되는 다양한 유형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2개 성형외과는 주된 진료내용이 ‘비염’ 치료였는데, 3개 성형외과에서 실손보험 지급금액이 높은 상위 60명을 분석한 결과 모두 비염으로 진단받아 비밸브재건술(기능코 성형)을 시술받은 뒤 실손보험을 청구했다.

60명 중 42명은 시술 전 3년 이내에 비염 진료를 받은 내역도 없었다. 이 같은 행태는 미용 성형수술 비용을 실손보험에 전가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의심을 갖게 한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또 187개 성형외과·일반의는 주된 진료내용이 근골격계통·손상·피부질환 상병치료로 나타났는데, 이중 5개 의원에서 실손보험 지급금액이 높은 상위 30명을 분석한 결과 모두 이 같은 상병으로 진단 후 도수치료 등의 치료를 받은 것으로 실손보험을 청구했다.

감사원은 “성형외과 전문의 자문 의견에 따르면 도수치료는 성형외과의 통상적 진료가 아니고, 상당량의 도수치료를 하고도 건강보험을 미청구한 것은 의료기관이 다른 형태의 진료 후 그 비용을 실손보험에 부담시키기 위한 목적이었을 수 있다”고 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