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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에도…현대차, 美판매가 나홀로 하락

車 품목별 관세 적용된 첫 달
美 4월 신차거래가 2.5% 올라
현대차는 오히려 1.2% 떨어져
코나 등 소형차 판매량 증가에
딜러 인센티브 유지도 큰 효과
6월부터 가격버티기 승부날듯

  • 박제완
  • 기사입력:2025.05.14 17:44:11
  • 최종수정:2025-05-14 19: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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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의 자동차 품목별 관세 적용 이후인 4월 미국 신차 평균 거래가격(ATP)이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이후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까지 가격 동결을 선언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판매가격이 하락하면서 일단은 가격 경쟁력 유지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미국 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가 발간한 켈리블루북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4월 ATP는 3만7674달러(약 5337만원)로 전달 대비 1.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미국 시장 ATP의 전달 대비 증가율은 2.5%로 작년 4월 전월 대비 증가율(1.1%)의 두 배 이상이다. 이 수치는 2020년 4월 팬데믹으로 상당수 완성차 공장이 셧다운됐을 당시 기록된 2.7%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현대차그룹과 비슷한 3만달러대 가격으로 경쟁하는 혼다, 마쓰다, 스바루 등 일본 업체의 가격 상승폭은 각각 0.4%, 1.1%, 1.8%로 나타났다. 미국 시장에서 닛산과 미쓰비시 등 일본 브랜드 차량만 판매하는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가격 상승폭은 5.1%로 타타자동차를 제외하면 가장 높았다.

미국 자국 브랜드들인 포드와 GM은 각각 1.1%, 3% 가격이 올랐다.

근소한 차이지만 현대차그룹이 경쟁 업체들에 비해 가격 상승을 방어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차량 판매 증가와 미국 판매 인센티브 유지 등이 꼽힌다.

현대차 미국 법인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 차종 중 고가 차량인 팰리세이드, 싼타페의 4월 판매량은 3월 대비 각각 11%, 9% 감소했다. 반면 저가 차량인 코나, 쏘나타는 각각 12%, 5% 증가했다. 관세 상승분 소비자 전가에 대비해 특히 고가 차량의 수요가 3월에 이미 소화되면서 4월에는 상대적으로 저가 차량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탄탄한 재고일수를 바탕으로 인센티브를 유지한 것 역시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미국에서 차량 판매 딜러들이 제공하는 인센티브는 4월 ATP 대비 6.7%를 기록했다. 이는 3월 수치(7%)에서 하락한 것으로 2024년 여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판매 인센티브를 계속 유지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5월 말로 접어들면서 각 브랜드의 '가격 버티기'도 점차 승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초 자동차 관세 발표 시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는 가격 동결 기한을 5월 말로 밝힌 바 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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