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미국 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가 발간한 켈리블루북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4월 ATP는 3만7674달러(약 5337만원)로 전달 대비 1.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미국 시장 ATP의 전달 대비 증가율은 2.5%로 작년 4월 전월 대비 증가율(1.1%)의 두 배 이상이다. 이 수치는 2020년 4월 팬데믹으로 상당수 완성차 공장이 셧다운됐을 당시 기록된 2.7%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현대차그룹과 비슷한 3만달러대 가격으로 경쟁하는 혼다, 마쓰다, 스바루 등 일본 업체의 가격 상승폭은 각각 0.4%, 1.1%, 1.8%로 나타났다. 미국 시장에서 닛산과 미쓰비시 등 일본 브랜드 차량만 판매하는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가격 상승폭은 5.1%로 타타자동차를 제외하면 가장 높았다.
미국 자국 브랜드들인 포드와 GM은 각각 1.1%, 3% 가격이 올랐다.
근소한 차이지만 현대차그룹이 경쟁 업체들에 비해 가격 상승을 방어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차량 판매 증가와 미국 판매 인센티브 유지 등이 꼽힌다.
현대차 미국 법인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 차종 중 고가 차량인 팰리세이드, 싼타페의 4월 판매량은 3월 대비 각각 11%, 9% 감소했다. 반면 저가 차량인 코나, 쏘나타는 각각 12%, 5% 증가했다. 관세 상승분 소비자 전가에 대비해 특히 고가 차량의 수요가 3월에 이미 소화되면서 4월에는 상대적으로 저가 차량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탄탄한 재고일수를 바탕으로 인센티브를 유지한 것 역시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미국에서 차량 판매 딜러들이 제공하는 인센티브는 4월 ATP 대비 6.7%를 기록했다. 이는 3월 수치(7%)에서 하락한 것으로 2024년 여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판매 인센티브를 계속 유지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5월 말로 접어들면서 각 브랜드의 '가격 버티기'도 점차 승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초 자동차 관세 발표 시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는 가격 동결 기한을 5월 말로 밝힌 바 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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