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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GM, 차세대 LMR 배터리 개발 맞손

NCM 대비 망간함량 2배로
원가경쟁력, 열 안전성 우수
2028년부터 대량생산 나설것
GM 실버라도 전기트럭 탑재
항속거리 600㎞이상 목표

  • 추동훈
  • 기사입력:2025.05.14 17:42:49
  • 최종수정:2025.05.14 17: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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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손잡고 2028년까지 차세대 리튬망간리치(LMR) 배터리 기술을 상용화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통해 전기차 핵심 시장인 북미 배터리 시장에서 장악력을 높이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계산이다.

GM은 14일 LG에너지솔루션과 LMR 각형 배터리 셀 기술을 공동 개발해 2028년까지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트럭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미국 현지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LMR 배터리 대량 생산을 위한 기술 개발을 2027년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2028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업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LMR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주도해온 삼원계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대비 망간(Mn) 함량을 두 배 이상 늘리고 니켈·코발트 함량을 낮추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60~65% 수준으로 늘어나는 망간은 전 세계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매장량이 풍부해 공급 안정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니켈·코발트를 줄이는 대신 망간을 늘리면 배터리의 원가 경쟁력이 크게 높아진다. 또한 구조적인 안정성이 높은 망간 비율을 늘리는 만큼 열 폭주 위험 등 안전성 문제가 크게 개선된다.

기존 LMR 배터리는 낮은 에너지 밀도와 전압 감소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었지만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기술력으로 이를 극복할 계획이다. GM에 따르면 현재 개발하고 있는 LMR 배터리는 리튬인산철(LFP) 대비 에너지 밀도가 33% 높아 동일 부피 대비 더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수년간의 공동 연구를 통해 입자 구조 설계, 고안정성 코팅 기술, 공정 최적화 등을 진행하고 있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이 2010년부터 확보해온 200여 건의 LMR 관련 특허를 바탕으로 이번 기술 상용화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양사는 단순한 부품 조달을 넘어 배터리 셀 설계·공정·생산 전반에 걸친 기술 통합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공고히 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LMR 배터리는 환경적 측면에서도 강점을 갖는다. LMR 배터리에 리튬, 니켈 등 재활용 가치가 높은 금속이 다수 포함돼 재활용 수익성이 높다. 실제로 LMR 배터리 셀의 리튬 함량은 8% 수준으로 2%대인 LFP 배터리보다 4배 높아 리사이클링 효율성에서도 우위에 있다.

GM은 LMR 배터리를 우선적으로 쉐보레 실버라도 전기 트럭과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같은 회사를 대표하는 대형 전기 SUV에 적용할 방침이다. 1회 충전 시 600㎞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커트 켈티 GM 부사장은 "우리는 LMR 배터리 기술을 선도해 특히 전기 트럭 부문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최고급 주행거리와 성능을 실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LMR 기술 상용화로 북미 배터리 시장 내에서 입지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북미 지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전쟁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변동성에 의해 자국 내 생산·공급망 강화가 최대 화두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GM 외에도 현대차, 혼다, 스텔란티스 등 북미 현지 협력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규제 변동성에 대응하고 있다. 이번 발표 역시 현재 주춤한 전기차 시장이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를 것을 대비해 차별화된 배터리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큰 그림이란 평가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기술적·상업적 주도권을 동시에 확보하며 전기차 시장 기술 리더십을 선점하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현재 얼티엄셀즈는 미국 오하이오주 제1공장과 테네시주 제2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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