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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에만 ‘올인’ 하나뿐인 ‘최고’로 [언더독의 반란]

유형 4. 잘하는 것에 집중 ‘집중화 전략’

  • 반진욱,정혜승
  • 기사입력:2025.05.01 13:02:33
  • 최종수정:2025.05.01 13: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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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4. 잘하는 것에 집중 ‘집중화 전략’
성심당은 대전 지역에 집중하는 ‘집중화 전략’을 구사, 전국 대형 빵집을 제치는 저력을 선보였다. (매경DB)
성심당은 대전 지역에 집중하는 ‘집중화 전략’을 구사, 전국 대형 빵집을 제치는 저력을 선보였다. (매경DB)

후발 주자들이 즐겨 쓰는 방법 중 하나가 ‘집중화 전략’이다. 집중화 전략이란 특정 시장, 특정 소비자 집단, 일부 제품 종류, 특정 지역 등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을 의미한다. 후발 주자가 시장에 진입할 시기에는 이미 기존 회사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선점 전략 효과 때문에 후발 주자들은 선발 주자에 밀려 시장에서 고전하는 경우가 다수다. 이때 집중화 전략을 들고나온다면 열세를 다소 만회할 수 있다. 선발 주자가 미처 진입하지 못한 틈새시장에 진출해 회사 존재감을 키우는 방식이다.

게임 업체 ‘크래프톤’은 집중화 전략을 가장 성공적으로 구사한 회사다. 당시 게임 업계 대세는 ‘다작 개발’이었다. RPG, 스포츠, FPS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최대한 많은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는 업체가 시장을 장악했다. 덕분에 오래전부터 게임을 개발해온 대형 게임사들, 이른바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이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었다.

크래프톤은 ‘다작 전략’을 내세우는 다른 업체와 달리 최고 히트작 하나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가 바로 한국 게임 역사상 불세출의 히트작으로 꼽히는 ‘배틀그라운드’다. 배틀그라운드의 질주에 힘입어 크래프톤은 폭발적인 성장 가도를 달렸다. 2024년 매출 2조7098억원, 영업이익 1조1825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강자였던, 카카오게임즈(65억원), 넷마블(2156억원)을 크게 제쳤다.

또 다른 후발 주자 ‘시프트업’ 역시 집중화 전략의 성공 사례다. 다른 게임은 만들지 않고, 화려한 그림체의 아이템을 만들고 그 아이템을 수집하는 게임을 집중적으로 내놨다. 2016년 ‘데스티니 차일드’, 2022년 ‘니케: 승리의 여신’을 연달아 내놨다. 게임 이용자 중 ‘캐릭터 수집’에 흥미가 있는 게임 이용자층이 시프트업 게임에 집중적으로 몰렸다. 기세를 몰아 2024년 7월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2024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148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기록한 게임 강자 엔씨소프트(-1092억원)를 제쳤다.

빵집 ‘성심당’을 운영하는 로쏘는 ‘지역 집중화’로 성공을 거둔 사례다. 대전에만 점포를 낸다는 독특한 전략 아래 대전의 특색을 담아낸 빵을 개발했다. ‘튀김소보로’ ‘판타롱부추빵’ 등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춘 시그니처 메뉴 개발에 성공해 대전을 상징하는 명물이 됐다. 그 결과, 전국적인 프랜차이즈망을 갖춘 대기업 CJ푸드빌(뚜레쥬르)을 수익성 면에서 앞질렀다. 로쏘는 지난해 매출 1937억원, 영업이익 478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약 1조1000억원의 매출과 298억60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CJ푸드빌을 영업이익 기준으로 크게 따돌렸다.

‘MZ 모자’로 유명한 패션 브랜드 이미스는 모자라는 카테고리, 그리고 2030이라는 소비자층을 집중 공략하며 성공했다. 카테고리를 모자로 좁혀 생산 효율성을 높였고, 패션 유행에 민감한 2030을 위한 상품을 집중적으로 만들어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이미스는 2024년 매출 863억원에 영업이익 428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규모 면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매출 1조2119억원, 영업이익 164억원)과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등을 전개하는 더네이처홀딩스(매출 5169억원, 영업이익 300억원)를 추월했다.

[반진욱 기자 ban.jinuk@mk.co.kr, 정혜승 인턴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8호 (2025.05.07~2025.05.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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