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이 ‘오리온 역사상 최고 실적’이라는 금자탑을 또다시 쌓아 올렸다. 지난해 오리온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3조원 돌파, 영업이익 5000억원을 초과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급격한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국내외 법인 모두 매출과 이익이 성장했다. 허 부회장의 흔들림 없는 내실경영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1960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난 허 부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신세계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전략실 사장, 이마트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고, 2014년 오리온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허 부회장의 강점은 ‘내실경영’이다. 그는 취임 이후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여력을 온전히 제품력 강화에 투자했다. 구체적으로 계열사 합병, 포장재 간소화 등 비용 절감 방안을 도입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했다. 광고, 판촉 위주 마케팅에서 탈피해 제품 개발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한 것도 이러한 변화의 일환이다. 한국 법인이 수집하는 POS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생산·판매 계획을 세워, 매출 증대와 비용 효율화를 동시에 이뤄내기도 했다.
그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사업을 택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3월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을 보유한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지분 25.7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리가켐바이오는 23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며, 글로벌 제약사에 약 10조원 규모 기술 수출 계약을 성공시킨 바 있다.

허 부회장은 올해를 ‘매출 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향한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국내외 제품 공급력 증대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진다는 복안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7호·별책부록 (2024.05.01~2024.05.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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