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2차 경선 투표가 시작된 4월 27일, 후보들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후보 단일화’를 일제히 첫번째 메시지로 내놨다. 당원과 지지층의 표심이 크게 반영되는 경선규칙을 의식한 것이다.
홍준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최종 후보가 되면 한덕수 대행과 단일화 토론을 두 번 하고 원샷 국민경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게 이재명 후보를 잡을 수 있는 길이라면 흔쾌히 하겠다. 내가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가 못 되더라도 이재명만 잡을 수 있다면 흔쾌히 그 길을 택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도 이날 정책공약발표 전 기자회견에서 “한 대행이 출마한다면 경선 초반부터 흔들림 없이 단일화를 주장한 후보로서 제가 즉시 찾아뵙고 신속하고 공정한 단일화를 성사시키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경선 초반부터 한 대행과의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한 대행의 출마를 공개적으로 촉구해온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과 윤상현 의원도 김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김 후보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인 박수영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경선) 레이스 초반부터 (한덕수 대행과) 단일화하겠다고 한 후보는 남은 네 명 후보 중 김문수 후보밖에 없다”며 “(신속하게 단일화를 하겠다는 뜻은) 5월10일이 (대선) 후보자 등록일이다. 그 이전까지 단일화와 통합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말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대행의 출마에 반대해왔던 안철수 후보도 한 대행의 출마가 가시화하자 단일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방안에 대한 질문에 “(한 대행이) 대선에 출마를 하신다고 하면 우리 당 최종 후보와 함께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를 뽑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단일화 방법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 한덕수, 이재명 대 우리 당 최종 후보 일대일로 대결한 결과를 비교하는 게 가장 공평하고 정확한 방법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날까지만해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대행은 출마하면 안 된다”며 “지금 민주당은 이번 대선을 ‘이재명 대 윤석열’ 구도로 끌고 가려 한다”고 했다. 이어 “한 대행은 이 프레임에 가장 적합한 상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디, 이재명 시대를 막기 위해, 한 대행은 출마를 포기하라”고 한 바 있다.
한동훈 후보 역시 지난 4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덕수 총리님과 저는 초유의 계엄 상황을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수습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댔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고 꽃피우겠다는 생각이 완전히 같다”고 밝혔다.
4월 25일 서울 종로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2차 경선 ‘일대일 맞수 토론회’에서도 한 대행이 대선에 출마할 시 후보 단일화를 하겠는가’란 OX(오엑스) 질문에 ‘O’를 들었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당원 선거인단 투표와 지지층·무당층 여론조사를 한 뒤 이를 절반씩 반영해 4월 29일 3차 경선(결선)에 진출할 후보 2명을 발표한다. 이후 같은 방식의 경선을 거쳐 오는 5월 3일 대선 후보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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