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못 집으면, 못 올라가면 실격이지.”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들이 최근 로봇 팔과 다리를 장착한 신제품들을 대거 공개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보다 앞선 기술력으로 이미 올인원 로봇청소기, 즉 먼지흡입과 물걸레 청소를 한번에 가능하게 한 것은 물론 편리함을 돕는 ‘로봇’ 기능에 초점을 맞춰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다.
9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로보락은 지난 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IT 가전 전시회 ‘CES2025’에서 올인원 로봇청소기 ‘Saros Z70(사로스 Z70)’을 공개했다.
로봇 홈 어시스턴트라고 소개한 이 청소기는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된 5축 접이식 기계식 로봇팔 옴니그립을 탑재한 게 특징이다.
슬림한 본체에 장착된 로봇 팔은 양말, 수건, 샌들 등 최대 300g 이하의 가벼운 물건을 들어 옮길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청소기를 작동시키면 로봇팔이 들어올릴 수 있는 물체를 감지해, 로봇팔을 뻗어 치운 뒤 나머지 공간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식이다.
CES2025에서 사로스 Z70을 처음 공개한 만큼 관람객들은 연신 감탄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로보락 측은 “로봇팔 옴니그립은 정밀센서와 카메라, LED 조명을 탑재해 들어올린 물체의 무게를 정확히 감지하고 무게가 과도할 경우 자동으로 대응해 안전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로보락은 연내 사로스Z70을 한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또 다른 중국 로봇청소기 브랜드 드리미에서도 ‘로봇발(ProLeap)’을 내세워 한국 시장을 정조준했다.
국내에서 코오롱글로벌이 독점 수입 유통하고 있는 드리미는 신제품 ‘X50울트라’ 본체 바닥에 두 다리를 달았다. 이를 통해 문턱을 포함해 최대 6cm를 로봇청소기가 올라가거나 건너가는 것이 가능하다. 기존 로봇청소기들이 3cm 이하 장애물만 넘어갈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발전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9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서 처음 해당 기술을 공개한 드리미는 오는 13일 로봇발이 달린 X50울트라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드리미 판매 총판을 맡고 있는 아이베 측은 “프로립(ProLeap) 기술은 두 개의 로봇 접이식 다리를 갖춰 문턱이나 작은 계단과 같은 장애물을 통과할 수 있게 한 것”이라며 “이같은 신기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한 듯 사전예약 판매율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올해 중국업체들이 앞다퉈 선보인 로봇 기술로 인해 로봇청소기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가전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인원 로봇청소기 시장에 뒤늦게 참전한 가운데 중국업체들이 이번엔 로봇 팔과 다리를 장착해 앞서 나가는 모습”이라며 “청소 관련 기술력은 이제 기본이고 로봇에 초점을 맞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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