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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편의점, 새해 '퀵커머스'로 달린다

동네 매장서 1~2시간내 배송
고물가에 '간편 장보기' 각광
쿠팡·네이버 맞설 최후 무기
GS리테일 전담조직 대폭강화
이마트·홈플러스 속속 도입

  • 박홍주
  • 기사입력:2025.01.07 17:19:46
  • 최종수정:2025-01-07 19: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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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편의점·슈퍼마켓·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최대 격전지로 퀵커머스가 주목받고 있다. 쿠팡·네이버 등 거대 플랫폼에 맞서 오프라인 업체들이 '간편한 장보기'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2020년 3500억원 수준에 불과하던 국내 퀵커머스 시장은 2021년 1조2000억원으로 성장했고, 올해 5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0%대 저성장 또는 역성장이 예상되는 국내 유통 업계에서 이례적으로 고성장을 이어가는 분야다.

지난해 말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5년 유통산업 전망조사'에 따르면 대형마트(0.9%), 백화점(0.3%)은 올해 0%대 저성장이 예상된다. 편의점(-0.3%), 슈퍼마켓(-0.7%)은 역성장이 전망된다. 그나마 성장성이 있는 온라인 쇼핑도 2.6%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편의점 주요 3사의 매출 증가율은 3.3%에 불과해 성장세 둔화가 현실화된 바 있다. 주문한 뒤 1~2시간 내에 물건을 배송하는 퀵커머스는 고물가로 소비가 침체되는 와중에도 성장세가 견고하다. 집밥용 장을 보거나 생필품을 구매하는 데 쓰일 수 있어 외식 소비나 사치재 구매보다 경기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은 퀵커머스 매출이 2022년 255.9%, 2023년 85%, 지난해 87.2% 등 매년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자체 애플리케이션 '우리동네GS'를 비롯해 네이버·배달의민족 등 각종 플랫폼에 입점해 편의점 GS25나 슈퍼마켓 GS더프레시 상품을 배송하는 방식이다. 특히 구매품이 비교적 무거운 슈퍼마켓에서 퀵커머스 배달 주문액이 편의점보다 평균 3.2배가량 높아 인기다. 온라인으로 주문한 뒤 매장에서 수령만 하는 픽업 서비스는 매년 150% 이상의 폭발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오너 4세' 허서홍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퀵커머스에 역점을 두고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플랫폼 BU 산하 퀵커머스실을 O4O 부문으로 승격하고 기존의 마케팅 기능과 분리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4O 전략을 퀵커머스로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퀵커머스에 소극적이던 대형마트도 시범 운영을 통해 미래 먹거리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서울 구로·왕십리 2개 점포가 배달의민족과 연계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홈플러스 역시 전국 100여 개 매장이 배민에 입점했다. 그동안 대형마트는 빠른 배송에 소요되는 인건비·배송비 문제로 퀵커머스 도입에 소극적이었다. 그 대신 당일 또는 하루 전까지 주문하면 원하는 시간대에 맞춰 배송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그럼에도 퀵커머스를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나선 것은 오프라인 유통에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미래 먹거리라는 판단에서다.

오프라인 유통의 이 같은 움직임에 네이버도 발 빠른 대응에 돌입할 태세다. 네이버는 1시간 내외 배송을 책임지는 '지금배송'을 연내 개시할 방침이다. 다음 날 오전 도착하는 '새벽배송', 배송일을 지정하는 '희망일 배송' 등과 함께 퀵커머스로 쇼핑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컬리나우'를 운영하는 컬리는 지난해 6월 시작한 DMC점의 주문 건수가 150% 늘어났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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