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스포츠 전환 기반 마련 뜻 표명,
김가영 윤곡체육대상 대상 수상,
당구 메이저 종목 가능성 엿보여,
프로-아마 한국당구 미래 설계 원년 되길
대한당구연맹(KBF)은 최근 정기대의원총회를 통해 2026년을 새로운 가치 체계를 수립, 대중 스포츠로 전환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디비전리그 중심의 구조 개편, 종목별 국가대표 선발전 부활 및 선수·지도자 육성 강화, 학교스포츠클럽 종목 진입 전략 구축, 디비전 기반 유·청소년 리그 운영, 학교 체육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여성 맞춤형 정책 등이 골자다.
미디어와의 소통도 포함됐다. 인프라와 국제 경쟁력은 세계 최정상급으로 평가받으면서도 ‘그들만의 리그’ 선입견을 받는 당구계가 ‘진짜 스포츠’로 인정받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시의적절하다. 프로당구 PBA를 아울러 당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면서 프로와 아마의 상생은 물론 각자의 본질적 역할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윤곡 김운용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윤곡상) 시상식에서 당구 선수로는 처음으로 최고 영예인 대상을 받은 여자 프로당구 LPBA 스타 김가영(하나카드)의 행보가 궤를 같이한다.
37년의 시상식 역사에서 대상을 받은 건 초대 수상자 박신자(농구)를 비롯해 김연아(피겨스케이팅) 최민정(쇼트트랙) 신유빈(탁구)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양궁) 등 대한민국 체육사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기며 대중의 사랑을 받은 특급스타였다. 김가영은 당구 선수뿐 아니라 비올림픽 종목 선수로는 처음으로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당구가 스포츠로 인정받은 것뿐 아니라 메이저 종목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겼다.
다만 ‘제2 김가영’ 스토리는 현재 시스템으로는 기대하기 어렵다. 김가영은 종목의 시스템에서 성장한 선수가 아니다. 프로와 아마 구조가 성립되기 한참 전인 1990년대 말 10대 나이에 포켓 선수로 당구계에 입문해 국내 무대를 접수했다. 이후 스스로 대만과 미국 프로 무대에 뛰어들며 커리어를 쌓았다. 프로와 아마가 연계된 시스템에서 기본기와 기술을 터득하고 성장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야말로 ‘맨 땅에 헤딩’하며 길을 만들었다. 일종의 돌연변이로 볼 수 있다.
지금은 아마와 프로 무대가 존재하나 축구와 야구, 배구, 농구처럼 상생을 지향하는 구조가 아니다. 각자 사업에 주력한다. 당구계에 ‘김가영의 후예’가 지속해서 등장하고 전체적으로 산업 파이를 키우려면 프로와 아마가 각자 길을 걸어서는 안 된다. 서로 연계하고 배려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국 당구 토양을 단단히 다질 수 있다. 이를 선결조건으로 아마는 명확한 시스템으로 유망주를 보급, 종목별/각급 대표팀을 운영해야 한다. 국제연맹 가맹국과 교류 등 외교에도 충실해야 한다. 프로는 아마에서 성장한 선수를 근간으로 글로벌 무대를 지향하고 트렌드에 맞는 경기 모델과 마케팅을 펼쳐 종목의 입지를 넓혀야 한다.
당장 대한당구연맹(KBF)이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의결한 여성 및 유청소년, 학교 기반 참여를 늘려 저변 확대의 기폭제로 두겠다는 항목도 공동의 책임이다. 연령, 성별의 편중을 완화하면서 입문율을 높이고 더 나아가 생활체육으로 확산하게 하는 건 당구의 미래와 직결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체육계 인구절벽 시대’에 한국 당구 토양을 다지는 골든타임으로 볼 수 있다. 그저 KBF가 할 일이 아니라 PBA에서도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두 단체가 감정의 골을 털어내고 한국 당구 미래를 설계하는 원년이 되기를 바라본다. [김용일 칼럼니스트/스포츠서울 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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