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30 17:31:02
[엠블록레터] 안녕하세요 엠블록레터의 승아입니다. 여러분 워렌버핏과의 점심식사를 아시나요?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렌 버핏은 1999년부터 2022년까지 연례행사로 경매를 통해 자신과의 점심식사 기회를 판매했어요. 이 수익금 전액은 그의 첫번째 부인이 자원봉사를 했던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차상위 계층과 약물 중독에 걸린 사람들을 돕는 비영리단체에 기부되었고요. 이 행사는 수많은 자선단체에게 영감이 되어 팀 쿡, 일론 머스크 등 수많은 거물들과의 점심식사 경매 등으로 이어져 왔고요.
만약 현직 미국 대통령과 만나 식사를 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상상 속에서만 일어날 것 같은 일이 현실로 벌어졌습니다. 얼마 전 콘텐츠가 마를 날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이름을 본딴 밈코인 ‘오피셜 트럼프($TRUMP)’ 보유자를 VIP 만찬에 초대한다는 소식을 공개했어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한 시간 만에 오피셜 트럼프의 가격은 58% 치솟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와의 만찬을 위해 오피셜 트럼프를 매집하고 있죠. 한편, 현직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지위를 남용해 사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고요. 그럼 승아와 함께 트럼프와의 저녁 만찬은 누가 참여할 수 있는지, 언제 진행되고 어떤 사람들이 참가하는지 등을 살펴보아요.
24일 오피셜 트럼프의 운영사 Fight Fight Fight LCC가 오피셜 트럼프 상위 보유자 220명과 함께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공개 만찬 소식을 알렸습니다. 5월 22일 워싱턴 D.C.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진행되죠. 이 만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의 미래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220명의 참석자는 4월 23일부터 5월 12일까지 오피셜 트럼프 코인의 평균 보유량 순위에 따라 결정되는데요, 공식 홈페이지에서 지갑을 등록해야 만찬에 응모할 수 있어요. 공개된 리더보드를 통해 누가 오피셜 트럼프 고래인지 실시간으로 순위를 확인할 수 있죠.
만약 치열한 경쟁 끝에 220명에 선정된다면 지갑 등록 시 기입한 이메일로 초대장이 전달되는데요, 참여 전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식사의 기회만 제공할 뿐 항공편이나 숙박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트럼프 대통령과의 식사를 위해 남성은 정장 재킷과 넥타이, 여성은 정장을 착용해야 하고요. 입장 전 철저한 보안 검사와 220명에 선정되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신원조회 후 입장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지인이나 통역사와의 동행은 불가능해요. 사진이나 영상은 지정된 곳에서만 촬영 가능하고요. 행사는 저녁 7시에 시작해 9시 30분경 종료되죠. 이중 상위 25명에게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프라이빗 VIP 리셉션과 VIP 투어가 준비되어 있어 그 경쟁이 더 치열해요.
현시점 오피셜 트럼프를 가장 많이 소유한 사람의 닉네임은 ‘SUN’. 얼마 전 포브스 글로벌 표지를 장식한 트론 창립자 ‘저스틴 선’이라는 설이 유력해요. 무려 약 130만 개(한화 약 263억 원)를 보유하고 있죠. 저스틴 선은 도널 드 트럼프 지지자이자 트럼프 일가가 운영하는 디파이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의 공식 고문이기도 해요. 그리고 유명한 경매 마니아입니다. 경매를 통해서 본인과 트론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진심이거든요.
그는 서두에 언급했던 워렌 버핏과의 점심 식사의 마지막 낙찰자예요. 그는 ‘가상자산은 조개껍데기’라고 말했던 워렌 버핏에게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무려 456만 788달러(당시 한화 약 54억)를 투자해 식사권을 얻어냈어요. 그리고 바이낸스 자선 재단 대표, 찰리 리 라이트코인 창립자 등 업계 인사들을 데려가 워렌버핏과 식사를 가졌죠. 트론, 비트코인, 테슬라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이때 삼성 갤럭시 폴드 지갑에 트론을 넣어 버핏에게 선물하기도 했어요. 비트코인보다 달러가 낫다는 버핏을 결국 설득하지는 못했지만, 인지도를 챙겼죠.
그의 독특한 행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벽에 바나나를 공업용 테이프로 붙인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개념 미술 작품을 경매로 낙찰받은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단숨에 먹어 치웠죠. 바나나 한 개의 가격은 무려 620만 달러(당시 한화 86억 5천만 원).
그는 개념미술의 가치는 작품의 물리적 특성이 아니라 아이디어 그 자체에 있는 것처럼, 가상자산도 마찬가지라며 그 가치와 효용성을 알렸어요. 이 바나나를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한 것까지가 하나의 퍼포먼스였죠. 이후 그의 X 계정을 살펴보면 바나나 이모지를 확인할 수 있답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룩온체인과 아컴 인텔리전스는 오피셜 트럼프 리더보드에 이름을 올린 고래 ‘SUN’의 지갑 주소가 저스틴 선이라고 추측하고 있어요.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그는 ‘All in USA’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올리기도 했고요. 만약 이 추측이 맞다면 저스틴 선은 저녁 만찬에 초대되는 것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프라이빗 VIP 리셉션에 초대될 예정이에요. 이번에는 퍼포먼스 대장인 그가 어떤 후기를 들려줄지 기대됩니다🥳.
한편, 오피셜 트럼프 저녁 만찬에 트럼프 대통령이 불참할 수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의 이용약관 때문인데요. 해당 약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참가하지 못할 수 있으며, 어떤 이유로든 취소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불참할 경우 한정판 NFT를 증정할 예정이라고 해요.
하지만 피치 못할 상황이 아니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저녁 만찬은 트럼프 가문의 웹3 사업에 줄곧 등장하는 특전이었는데요. 2024년 9월 개최된 트럼프 NFT 저녁 만찬의 이용약관에도 동일한 문구가 수록되어 있지만, 행사 당일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해 자신의 NFT 이미지에 대해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고 전해져요. 일부 참석자와는 셀카를 촬영하기도 했고요.
다만, 2024년의 경우 대통령 신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 의회의 반응이 상당히 좋지 않거든요. 오피셜 트럼프 저녁 만찬 소식이 전해지자 존 오소프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통령직에 대한 접근을 대가로 판매하는 행위는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어요.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SEC에서 가상자산 정책을 감독한 코리 프레이어는 뉴욕타임즈에 “정말 믿기 어려운 일”이라며 “‘페이 투 플레이’(pay-to-play·유료 게임) 거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죠. 이미 미국 하원의원은 지난 2월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 가족의 밈코인 발행 및 후원을 금지하는 법안 ‘현대 수익 및 부패 방지법’을 발의하며 트럼프 일가를 압박하고 있어요. 지금까지의 행보로 보면 크게 개의치 않는 것 같지만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트럼프 일가의 밈 코인 저녁 만찬이 무사히 개최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전성아 엠블록 연구원(jeon.seonga@m-block.io), 김용영 엠블록 에디터(yykim@m-block.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