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30 15:18:09
정보보호·군수지원협정 협상 해양안보 관련 양국 협력키로
일본이 동맹국에 버금가는 준동맹 관계로 규정하는 필리핀과 안보협력 강화에 나섰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해양안보에서의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전날 필리핀을 방문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안보 관련 기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보호협정, 군수 물자를 상호 지원하는 물품·역무 상호제공 협정(ACSA) 체결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일본과 필리핀은 지난해 7월 서로 상대국에 파병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상호접근 협정(RAA)을 체결했다. 여기에 대한 후속 조치로 ACSA 협상 등을 시작하는 것이다. 현재 일본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과 ACSA를 체결한 상태다.
RAA와 ACSA의 두 협정이 모두 체결되면 공동 훈련의 빈도를 늘리고 훈련 내용도 보다 세부화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일본이 두 곳의 협정을 모두 체결한 곳은 미국 영국 호주 등 3개국뿐이다.
양국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은 지난 2월 국방장관 회담에서 논의됐다. GSOMIA가 체결될 경우 일본 자위대는 남중국해 주변에서 필리핀이 얻은 레이더 정보를 입수할 수 있게 된다. 필리핀은 지난해 11월 미국과 GSOMIA를 체결한 바 있다.
이시바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필리핀은 동맹에 가까운 파트너가 됐다”며 “힘과 위압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하며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지역을 실현하는데 서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마르코스 대통령도 “필리핀은 일본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확고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은 필리핀에 연안 감시 레이더를 제공하고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한 순찰선 지원 등을 해오고 있다. 남중국해 등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는 중국을 상당 부분 의식한 포석이다.
이시바 총리는 30일에는 필리핀 북부 루손섬 라구나주의 태평양전쟁 기념비를 방문한 뒤 필리핀 해경선 테레사 마그바누아호에 탑승했다. 테레사 마그바누아호는 일본에서 건조된 필리핀 해경의 최대 해경선으로 지난해 중국 선박의 충돌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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