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21 14:05:50
“머스크 정부 인사 개입 불쾌”...베센트 재무장관 편든 트럼프 WSJ “트럼프 행정부 권력 관계, 빠르게 변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실세로 부상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존재감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진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와 충돌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손을 들어주면서 정부 요직 인사 개입 논란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전일 베센트 장관은 국세청장 직무대행에 재무부 부장관인 마이클 포겐더를 임명했다. 머스크가 지지한 게리 섀플리 전 국세청장 직무대행이 사흘 만에 전격 교체된 결정으로, 사실상 베센트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얻은 것으로 해석된다.
NY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결정은 베센트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서 내려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센트는 관세청이 재무부 산하임에도 머스크가 섀플리 임명을 위해 자신과 상의하거나 조언을 구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고 전해진다.
두 사람 간 불화는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베센트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며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 17일 극우 성향 논객 로라 루머가 “베센트 장관이 ‘트럼프 증오자’와 공모했다”는 SNS 게시물을 올리자, 머스크가 “골치 아픈 일”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머스크는 애초 금융 전문가 출신 베센트가 재무장관이 되는 걸 반대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에서는 머스크가 출범 초반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서 덜 눈에 띄는 존재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NYT는 백악관 관계자들 역시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에 비하면 ‘덜 골칫거리’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보도했다.
두 사람 외에도 트럼프 행정부 내 빠른 권력 구도 변화가 감지된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호관세 90일 유예’ 결정 배경에 베센트 장관과 러트닉 장관의 공동 설득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관세 옹호론자’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두 사람이 백악관 집무실로 달려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공식화할 때까지 혹여 나바로 고문이 돌아올까 봐 백악관 집무실을 지켰다는 후문이다.
이후 그동안 세제 정책에 집중하던 베센트 장관은 주요 교역국과의 관세 등 무역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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