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4.12.19 15:00:00
식당 문을 들어서면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온 기분이다. 식당 바깥은 차가운 저녁 바람이 불지만 이 안은 따듯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마음을 녹인다. 고급스럽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누추하지도 않다. 그야말로 COZY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다. 여기에 정감 넘치는 여주인장의 기분 좋은 환대에 입꼬리가 절로 올라간다.
이곳은 쉐프이자 방송인, 요리책 작가 등 팔방미인인 쇼네 딕슨(Shaw-nae Dixon)이 운영하는 쇼네 하우스(Shaw-nae‘s House)다. 덕분에 뉴욕타임스 등 각종 언론과 유명인들의 맛집으로 자주 거론되는 곳이다.
그러나 찾아가기는 쉽지 않다. 우선 쇼네 하우스는 스테이튼 섬에 위치해 있다. 뉴욕시를 구성하는 5개 지역(borough) 중 접근성 기준 가장 떨어지는 곳이다. 또한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등 일주일에 딱 3일 저녁에만 문을 연다. 예약은 전화로만 받는다.
쇼네 하우스 주변은 험블하다. 저녁에 찾아가면 주변 상점들이 대부분 문을 닫아 있다. 들어서면 테이블 6개밖에 없는 작은 식당이다. 하지만 테이블을 돌며 인사하는 쇼네와의 대화는 정겹다. 손님들과 오랜 친구 같은 분위기다.
쇼네는 이곳을 ‘최고의 소울 푸드’라고 스스로 명명했다. 그리고 소울 푸드를 ‘조건없는 사랑’이라고 정의했다. 음식은 쇼네의 말대로 마음을 채워주는 ‘소울 푸드’ 그 자체였다. 가격도 비교적 착하다.
쇼네 하우스는 정통 미국 음식을 내세운다. 치킨 윙, BBQ 립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면서 미 남부식이 가미됐다. 도미(snapper)나 메기 튀김이 해당된다.
쇼네 하우스의 최고 시그니처 메뉴는 슈거 대디 치킨 윙이다. 치킨 윙에 여러 가지 소스를 선택할 수 있는데 ‘슈거 대디’ 소스가 가장 유명하다. 9조각에 16달러로 저렴하다. 쇼네는 슈거 대디 치킨 윙을 치킨과 와플의 결합이라고 설명했다. 와플에 달콤한 시럽을 뿌려 먹듯 치킨 윙을 달콤함의 천국으로 인도하는 메뉴다.
한 입 배어 물면 소스 양념이 치킨 안까지 완전히 침투했음을 알 수 있다. 바삭함과 담백함에 달콤함이 더해져 기분이 좋아진다. 치킨 윙은 크기도 작은 게 아니라 한 사람이 9조각을 다 먹기 어렵다.
다음 시그니처 메뉴는 소꼬리와 쌀밥이다. 소꼬리를 미국 메뉴에서 찾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여기 소꼬리는 갈비찜과 흡사한 양념으로 나와 우리 입맛에 딱이다. 게다가 쌀밥과 같이 나오니 궁합이 절묘하다. 소꼬리는 적당히 부드럽게 익혀 쫄깃함을 간직했고, 갈비찜 양념에 허브와 매운 맛을 곁들여 감칠맛이 더해졌다. 풀풀 날리는 쌀이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또 다른 추천 메뉴는 돼지 립과 감자튀김이다. BBQ 소스는 달콤함과 매콤함으로 무장했다. 립을 먹으면 부드럽운 고기에 양념이 너무나 잘 배어 있다. 감자튀김과 함께 먹으니 립의 달콤함에 바삭, 짭쪼름한 조화가 뛰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