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시작된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이더리움(ETH)을 넘어 주요 알트코인으로 확산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가상자산 ETF 발행사 렉스셰어스는 '렉스 오스프리 XRP 상장지수펀드(XRPR)'의 순자산총액(AUM)이 1억89만1000달러(약 1380억원)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월 말 출시된 지 약 한 달 만에 이룬 성과다. XRPR은 미국에서 투자자들에게 XRP 관련 첫 ETF란 점에서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리플(XRP 발행사)과 감독당국인 미국 증권거래소(SEC)가 소송 중이란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성과다. 최근 SEC는 블랙록, 피델리티, 그레이스케일 등 8개 자산운용사의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을 승인했다. 올해 초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까지 제도권 상품으로 공인받으면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그다음 알트코인으로 집중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XRPR의 운용 방식이다. 이 ETF는 XRP를 100% 보유하는 순수 현물 방식이 아니다. 렉스셰어스에 따르면 XRPR은 자산의 최소 80%를 XRP와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형태로 운용된다.
이는 규제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하는 동시에 다양한 관련 파생상품을 편입해 유연하게 수익을 추구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단일 자산 추종이라는 단순한 구조로 시장의 문을 열었다면 이제는 더 복합적이고 전략적인 구조의 상품들이 등장하며 시장이 성숙하고 있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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