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9.10 18:16:19
독일 분데스리가의 슈투트가르트가 후회할까. 오현규가 강력한 슈팅으로 ‘건강함’을 증명했다.
오현규는 1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친선경기에서 1-1로 팽팽한 후반 30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3-4-2-1 포메이션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오현규는 부지런히 움직이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다부진 체격과 빠른 발을 앞세워 멕시코의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수비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압박을 펼치며 팀에 힘을 보탰다.
이날 오현규는 골 세리머니로 자신의 왼쪽 무릎을 가리키며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는 슈투트가르트 구단을 향한 것. A매치 소집 직전 오현규는 이적을 앞두고 있었다. 소속팀 헹크 떠나 빅리그 입성이 이뤄지는 듯했다. 슈투트가르트는 닉 볼테마데(뉴캐슬 유나이티드), 엔조 미요(알 아흘리) 등 핵심 공격수를 떠나보내며 공격수 보강이 필요했고 대체자로 오현규를 낙점했다.
오현규는 대표팀 소집 또한 하루 늦추며 이적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슈투트가르트행을 확정하지 못했다. 사유는 ‘메디컬테스트 불합격’. 고1 때 다쳤던 왼쪽 무릎 십자인대 때문이었다. 슈투트가르트의 메디컬테스트 탈락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웠다. 오현규는 2019년 수원삼성에서 프로 데뷔 후 무릎 부상이 재발한 적이 없다. 더구나 2023년 셀틱, 지난해 헹크 이적 과정에서도 과거 무릎 부상 이력이 문제 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벨기에 현지에서는 ‘이적료’가 실질적인 이유였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벨기에 ‘HBVL’은 “오현규의 이적이 무산됐다. 과연 무릎 때문일까, 돈 때문일까”라며 “유력한 한 관계자는 돈 때문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오현규의 이적료는 옵션을 포함해 2,800만 유로(한화 약 455억 원)로 알려졌다. 하지만 슈투트가르트는 더 낮은 금액을 원했고, 이를 낮추고자 무릎 부상 전력을 짚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현규는 멕시코전 보란 듯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골망까지 흔들었다. 오현규는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 마음의 정리를 하고 왔다. 100% 집중할 자신이 있었고, 오늘 경기에서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가 기대된다”라며 “많은 분이 아시다시피 내 무릎과 관련해 (이적이) 아쉽게 됐다. 해당 팀을 저격하는 것은 아니다. 내 무릎은 항상 건강했고, 다른 선수 못지않게 좋은 상태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세리머니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반전에 골을 넣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기회가 왔을 때 다 넣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다 넣을 수 없는 것은 축구선수의 운명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한 골이라도 넣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오현규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이름도, 번호도 없던 예비 선수였다. 하지만 3년 사이 그는 유럽 무대를 누비고, 대표팀에서도 인정받는 공격수로 성장했다. 오현규는 “더 많은 꿈을 꾸게 된 시간”이라고 회상하며 “월드컵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이 무대가 얼마나 소중하고,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인지 알게 됐다. 이후 그 누구보다 간절하게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다”라며 월드컵 본선행을 향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