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9.10 10:00:44
서울 코엑스 지하 2층에 자리한 ‘TGX 아카데미’, 이곳을 운영하는 이는 다름 아닌 KPGA 김주연 프로다. 투어 선수로 출발해 교육자, 기술교육위원장, 그리고 경영자로 확장한 그는 “배우고 도전하는 일은 평생 직업”이라 말한다.
2007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해 2014년까지 활동한 김주연 프로는 은퇴 후 다양한 방송과 강연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특히 스포츠산업경영 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골프를 ‘산업’의 시각에서 바라보게 된 그는 현재 골프 국가대표팀 상비군 코치, 경희대학교 체육대학 겸임교수,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기술교육위원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부터는 JY골프랩 원장으로 TGX 아카데미 운영을 맡아, 필드·강단·경영 현장에서 또 한 번의 ‘라운드’를 시작했다.
투어 선수에서 교육자, 그리고 아카데미 운영자로의 변화는 어땠나요. 선수 시절에는 늘 ‘잘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살았습니다. 스코어와 성적이 전부였죠. 하지만 교육자가 되면서는 ‘함께 해야 한다’는 마음을 배웠습니다. 누군가의 성장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그 변화에 기여하는 건 우승의 기쁨과는 또 다른 성취감을 줍니다.
KPGA 기술교육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시야도 한층 넓어졌습니다. 현장의 선수, 지도자, 아마추어까지 모두를 아우르다 보니 골프 생태계를 어떻게 건강하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게 됐습니다. 대학원에서 스포츠 코칭과 스포츠 경영학을 공부했고, 이를 통해 코칭 철학이 자리 잡았고 산업 전체를 바라보는 눈도 키웠습니다.
골프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골프 산업은 예전 같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반짝 호황이 있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기업들의 경영상황은 어려워졌습니다. 의류 스폰서와 골프 관련 기업의 투자도 줄었고요. 이 흐름을 되돌리려면 유소년 유입이 필수입니다. 저는 특히 ‘문턱 낮추기’를 강조합니다. 꼭 전문가를 목표로 하는 게 아니더라도 다음 세대가 쉽게 골프를 접하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들이 쉽게 골프를 접하도록 문턱을 낮추고 기성 세대에게도 교육을 제공해 다음 세대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TGX 아카데미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TGX(Total Golf eXperience)는 조선호텔앤리조트가 만든 프리미엄 골프 연습장입니다 . 607평 규모의 공간과 최고급 인테리어는 명문 골프장의 클럽하우스를 연상시킵니다. 코엑스 복도를 중심으로 아카데미 타석과 스크린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그린 언듈레이션이 적용된 퍼팅존과 벙커연습 공간이 따로 있습니다.
JY골프랩은 이곳을 위탁 운영하며 투어 프로 6명이 직접 레슨을 진행합니다. 데이터와 정밀 분석을 기반으로 골프 퍼포먼스를 설계해 성인은 프로의 자세를 따라 억지로 고치는 것이 아니라 보완에 중점을 둡니다. 이미 굳어진 스윙을 바꾸는 건 어렵고 때로는 부상 위험도 있습니다. 대신 현재의 장단점을 파악해 자연스럽게 스윙을 보완하도록 돕습니다. 주니어는 초등 2~3학년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집중력·배려·인내심을 키우는 커리큘럼을 설계했습니다. 생활체육 관점에서 골프를 배우는 ‘로얄그린’ 주니어 프로그램이 대표적입니다.
기업과의 협업도 활발하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현재 리조트, 뷰티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카데미를 단순 레슨장이 아니라 기업 마케팅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프리미엄 공간에서 세미나, 콘텐츠 촬영, 브랜드 행사 등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비즈니스 성과’가 목표일 때 어떤 전략을 쓰나요. 핵심은 ‘라포(rapport,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상호작용 관계)’입니다. 고객과의 관계 형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상주 프로들이 회원과 자주 대화하고 물을 직접 건네며 친밀감을 쌓는 것이죠.
최근에는 기존 회원 150명을 대상으로 30분 무료 레슨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중 90명이 정식 등록으로 이어졌습니다. ‘먼저 베푸는 것이 성과로 돌아온다’는 걸 다시 느꼈죠. 프로들에게도 서비스 마인드와 관계 형성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합니다.
지금까지의 커리어 중 가장 도전적인 순간은 언제인가요. 바로 지금입니다. 다양한 경험과 공부를 통해 새로운 필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투어 프로가 공부도 하고 비즈니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좋은 선례로 만들고자 합니다. 후배들에게도 적극 권유합니다. 성적이 전부였던 선수 시절보다 보는 눈이 넓어졌고 교육사업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KPGA 기술교육위원장으로서의 목표는. 세미나와 포럼을 정례화해 실전에 바로 적용 가능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지난 7월 28일 열린 ‘KPGA 티칭 릴레이’ 교육 세미나에는 프로 및 골프 관련 학과 학생들 13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세미나 종료 후에는 참가자들로부터 단순 이론이 아니라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강의라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9월 군산 세미나에서는 실외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했습니다. 앞으로도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커리큘럼을 만들겠습니다.
앞으로의 비전은. TGX 아카데미를 기반으로 유소년 저변 확대, 엘리트 선수 육성, 아마추어 레슨 활성화에 기여해 산업의 도약을 돕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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