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9.07 19:22:54
“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
서울 삼성은 2017년 이후 8년 동안 봄 농구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길어지는 암흑기. 그러나 다가오는 시즌은 기대감이 크다. 이대성이 복귀했고 이관희가 돌아왔다. 그럼에도 크게 웃기 힘들다. 이원석이 오른 손목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원석은 일본 전지훈련 도중 상대 외국선수에게 밀려 크게 넘어졌다. 이후 오른 손목에 고통을 느꼈고 검진 결과, 골절 진단을 받았다.
손목이 완전히 부러진 골절은 아니다. 다만 미세 골절, 즉 금이 가 있는 상황이다. 이원석은 다음주 내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모든 팀에 있어 부상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특히 삼성은 더욱 그렇다. 지난해 여름 이대성이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면서 이탈했다. 그렇게 시즌 플랜이 모두 망가졌다. 이번에는 이원석이다. 일단 정밀 검진 결과가 중요하지만 골절 부상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김효범 감독은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MK스포츠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솔직히 걱정하지 않는다. 큰 부상이 아니다. 오히려 (이)원석이에게 적절한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원석이가 외국선수와의 매치업에서 자신감을 얻어가는 과정에서 부상이 왔다는 것이다. 그래도 다른 건 다 할 수 있다. 예전에 (이)대성이가 손목이 완전히 부러진 상황에도 잘한 적이 있다. 원석이도 좌절하지 않고 더 단단하게 자신을 만들어 돌아오면 된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잘 알고 있기에 걱정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큰 골절은 아니다. 원석이가 슈터였다면 말이 달라졌겠으나 그렇지 않다. 골절 진단이 나왔지만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따라 해석은 달라진다. 그렇게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금이 가 있는 상태이지만 심하지도 않다. 다른 쪽을 다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김효범 감독이 이처럼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건 더 큰 부상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상황은 이랬다. 이원석이 수비 리바운드를 잡기 위해 점프하는 과정에서 상대 외국선수가 밀었다. 김효범 감독은 “과거 (치나누)오누아쿠가 (렌즈)아반도를 밀었던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 파울도 불리지 않았고 사과도 없었다. 심지어 그 장면 이후 트래시 토킹까지 있었다”며 “원석이가 너무 크게 넘어져서 척추나 꼬리뼈에 문제가 있을 것 같아 걱정했다. 다행히 손목 부상으로 끝났는데 사실 어이가 없기는 했다”고 설명했다.
이원석 역시 그 상황, 그리고 부상에 대한 아쉬움이 큰 상황. 하지만 이대성이 곁에서 따뜻한 조언을 전하며 감싸 안고 있어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이대성은 손목이 완전히 부러진 채 한 시즌을 그대로 마무리한 경험이 있다. 2022-23시즌 51경기 출전, 평균 32분 10초 동안 18.1점 3.1리바운드 4.1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했다. 그는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4라운드 MVP에 선정되는 등 인정받았다. 당장 치료가 필요한 순간에도 봄 농구를 위해 마지막까지 달렸다. 그런 경험을 한 그이기에 이원석에게도 조언할 수 있었다.
김효범 감독은 “원석이는 스스로 잘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멘탈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며 “대성이도 전에 경험한 게 있기에 원석이에게 ‘괜찮아, 정말 아무것도 아니야. 정말 아무것도 아니니까 괜찮아’라고 해주고 있다. 좋은 이야기를 곁에서 해주고 있기에 큰 걱정이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해도 이원석의 공백은 현실적인 문제다. 삼성은 차민석이 상무 입대로 4번 자원에 문제가 있다. 최현민이 있고 김한솔이 여름 내내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200cm가 넘는 빅맨의 부재는 큰 문제다.
김효범 감독은 이에 대해 “원석이가 다쳐서 걱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김)한솔이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든든하다. 물론 밖에서는 한솔이에게 ‘얼마나 하겠어?’라는 시선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원석이, (최)현민이와는 다른 부분에서 좋기 때문에 괜찮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끝으로 김효범 감독은 “작년에 워낙 센 경험을 했기에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다. 사실 부상이 없어도 우리는 최약체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기에 별다른 문제 없다”고 바라봤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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